3개월 전 술에 취한 임모 씨(40·여)는 친구에게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놨다. 부동산 사기분양 조직의 우두머리였던 임 씨는 조직원인 애인 박모 씨(43) 및 다른 조직원 한모 씨(36)와 함께 노숙인 등으로부터 명의를 가져오는 모집책 P 씨(당시 22)를 2004년 5월 살해했다. 모집 수수료 1000만 원을 달라는 P 씨를 수면제를 탄 커피를 마시게 한 뒤 목 졸라 살해한 것이다. 고아인 P 씨의 양부모는 군대에 가기 싫어 가출했다고 생각해 신고도 하지 않았다.
그 뒤 임 씨가 이별을 통보하자 애인 박 씨는 “너를 위해 사람도 죽였는데 배신하다니… 너도 죽이겠다”며 협박했다. 임 씨는 겁에 질려 협박당한 사실과 함께 살인의 추억까지 술자리에서 털어놨다. 이 말은 경찰에까지 흘러들어갔다. 경찰은 살인사건이 있었다고 보고 박 씨 등을 소환 조사해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 그러나 시신이 유기됐다는 전남 해남군 화산면 야산을 샅샅이 뒤졌지만 일대가 도로로 변해 찾을 수 없었다.
다만 박 씨가 혐의를 인정했고 피해자가 2004년 이후 행적이 끊긴 점 등을 근거로 경찰은 박 씨와 임 씨를 구속하고 한 씨를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도 신고도 없는 살인사건의 전모가 술김에 내뱉은 말 한마디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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