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교통경관이 만취운전… 신호대기중 쿨쿨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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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경적을 울려도 꼼짝하지 않았다. 15일 오후 11시 50분경 서울 성북구 돈암 사거리 부근에서 직진신호를 기다리던 A 씨는 앞에 선 프라이드가 파란 신호등에도 출발하지 않자 경적을 여러 번 길게 울렸다. 그래도 꿈적하지 않자 할 수 없이 중앙선을 넘어 출발한 A 씨는 차량 운전자가 잠이 든 것을 발견했다.

차를 세운 채 잠이 든 운전자는 이 일대에서 음주운전을 단속하는 서울 성북경찰서 교통안전과 소속 B 경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B 경사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한 결과는 0.1%.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만취 상태였다. B 경사는 “대리를 부르고 기다리다 깜박 잠이 든 것”이라고 둘러댔다.

경찰 조사 결과 그는 퇴근 후 동료 경찰과 회식한 뒤 직접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성북서 소속 경찰들이 3000일 넘게 범법행위 없이 지내고 있었는데 이번 음주운전으로 직원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졌다”며 “그날도 교통과장이 ‘음주운전은 절대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부끄럽다”고 말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B 경사의 면허를 취소했고 조사가 끝나는 대로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방침이다. 한편 서울지방경찰청은 11월 한 달 동안 음주운전을 비롯한 심야시간 교통법규 위반 행위를 집중 단속할 계획이라고 1일 밝힌 바 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교통경관#만취운전#음주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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