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나라당 경기 북부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분도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같은 당 소속 손학규(孫鶴圭) 경기지사는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혀 찬반 양론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한나라당 홍문종(洪文鐘·의정부) 의원은 “과도한 개발이 우려되는 수도권에 낙후된 경기 북부가 포함되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며 “통일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경기 북부 발전을 위한 분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이나 도로, 산업 등의 여건만 보면 남북간 격차가 심한데도 이에 대한 개선책은 나오지 않고 있어 자체 발전을 위해 분도를 추진하자는 것이다.
경기 북부는 인구밀도나 재정자립도 면에서 낙후지역이 대부분인데도 경기도에 속해 있어 과밀화 방지를 위한 수도권정비법이 적용되고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도 묶여 있는 등 이중삼중의 규제를 받고 있다는 것이 분도론의 근거이다.
경기도가 지역 발전과 주민 민원 해결을 위해 설치한 ‘경기도 제2청사’는 말 그대로 건물에 불과할 뿐 실질적인 권한이 없다고 분도론자들은 주장한다.
도시계획업무나 국토이용계획변경 등 지역 개발과 관련된 행정 처리는 2청사를 경유할 뿐 본청에서 처리되고 있다.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2청사는 승진 경유지’로 여겨 거주지조차 옮기지 않는 경우가 많아 지역발전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 국회의원들은 최근 협의체를 구성한 뒤 시장, 군수, 시군 의회 의장 등까지 협의체에 포함시킴으로써 대대적인 분도론 확산에 나서고 있다.
또 ‘의정부를 사랑하는 시민모임’ 등 지역 시민단체들도 인터넷 설문 결과 분도 찬성이 90% 이상으로 많다며 적극적으로 분도 추진에 나설 움직임이다.
그러나 손 지사는 최근 경기도 제2청사에서 열린 월례조회에서 “분도는 경기도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재정자립도가 30%도 안 되는 시군이 있을 정도로 경기 북부가 낙후돼 있어 아직 자립의 단계가 아니라는 게 이유 중 하나다. 또 군사시설보호구역 등 지역 특성에 따른 규제를 스스로 풀어 갈 채비를 갖추지 못했다는 것도 반대의 주요 근거다.
그러나 북부에서는 경기도가 이러한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지 않았기 때문에 이제라도 분도를 통해 자체적인 발전을 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부 내에서의 갈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고양시나 남양주시 등 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시군은 자신들이 북부의 행정 중심지가 돼야 한다며 기존에 북부의 중심지를 자처하던 의정부시와 갈등을 빚고 있다.
고양시는 차제에 광역시에 준하는 지정시 지정을 추진하며 경기도의 틀을 벗어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그러나 많은 주민은 선거철이 될 때마다 정치권에서 분도론을 들고 나오는 것에 의구심을 보내며 분도 여부보다는 실질적인 지역 발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의정부=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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