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더는 일하는 틈틈이 시내를 돌아다니며 큰 불편없이 관광을 즐겼다. 입체지도 덕분이었다. 여기에는 4대문안 관광명소는 물론 특징있는 지형지물이 실제 모습과 가깝게 입체적으로 그려져 있었다. 이 ‘워킹 맵(Walking Map)’은 한국관광공사가 제공한 입체 관광지도였다.
“3차원 세계를 2차원으로 옮겨놓은 평면 지도로 길을 찾으려면 몇번을 들여다보고 눈으로 확인하고 해야 하죠. 하지만 입체지도는 마치 사진처럼 거리의 모습 그대로를 담고 있어 길 찾기가 훨씬 쉬워요.”
요즘들어 크라우더의 말처럼 이런 장점을 살려 특정 지역의 지리정보를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그려낸 입체지도가 평면지도를 대체하기 시작했다. 이미 서울 전도와 명동 남대문시장 인사동 아현동의 웨딩거리가 입체지도로 나와 있다.
입체지도는 평면지도와 달리 정확한 측량개념은 무시한다. 입체지도 제작업체인 지오마케팅커뮤니케이션즈의 김은영(金銀英)이사는 “지도에 사실적으로 그려 넣어야 하기 때문에 제작자들이 평면지도를 들고 특정지역을 살피고 건물과 거리를 촬영해 그 사진을 바탕으로 손으로 그림을 그린 뒤 컴퓨터로 마무리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입체지도 브랜드 이름인 ‘비틀맵’ 제작자들만큼 서울시내를 이잡듯 살피며 다니는 사람도 드물다. 또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조감도 형식이어서 항공사진이 필요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항공촬영이 금지돼 있어 공간 감각과 상상력을 이용해 내려다보았을 경우를 상상해 그리고 있다.
입체지도는 지도로서의 기능보다 마케팅이나 판촉용으로의 이용이더활발하다.이른바‘지오 마케팅(Geo―Marketing)’이다.
김이사는 “비디오 세대들이 주도할 미래에는 입체지도가 더욱더 생활속 깊이 파고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진영기자〉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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