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인사이드]서울 시청광장 설계 심층 해부

  • 입력 2003년 2월 3일 18시 04분


서울시청 앞 광장 설계공모 당선작 ‘빛의 광장’의 조감도(낮의 모습). -사진제공 서울시
서울시청 앞 광장 설계공모 당선작 ‘빛의 광장’의 조감도(낮의 모습). -사진제공 서울시
《최근 서울시청 앞 광장 설계공모에서 당선된 ‘빛의 광장’(서현 한양대교수와 인터시티건축사사무소 등 공동설계)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만들어질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빛, 유리, 모니터’로 구성된 설계안은 발상의 전환과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파격적이다 보니 기술적으로 문제는 없는지, 너무 낯설어 주변의 경관과 어울리는지 등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올해 말 완공 예정인 시청 광장이 어떻게 꾸며지는지 살펴본다.》

▽광장의 구체적인 모습=우선 광장 바닥 가운데에 깊이 30∼50㎝, 가로 세로 약 40×60㎝의 구덩이 2003개를 판다. 그 곳에 액정표시장치(LCD) 모니터 2003개를 설치한 뒤 그 위를 두께 2㎝의 강화유리 2003개로 덮는다. 광장의 나머지 공간은 돌과 나무판으로 깐다. 모니터들은 대략 십자가 모양으로 설치되지만 정형화된 십자가가 아니라 흩뿌려진 형태로 배치된다.

광장 동쪽에 높이 15m, 지름 2.4m의 원통형 ‘빛의 기둥’을 설치한다. 철제 구조물을 먼저 만들고 외부를 우윳빛 강화유리로 감싼다. 내부에 조명을, 윗부분에 서치라이트를 설치한다.

광장 동서쪽 주변엔 높이 4m, 길이 12m, 폭 2.4m의 서비스 스테이션을 4개씩 세운다. 외관은 역시 우윳빛 강화유리. 화장실 스피커 벤치 공중전화 자동판매기 안내판과 쪽방형 카페 등이 들어선다. 일부 스테이션엔 광장 밑 지하보도에서 올라올 수 있도록 장애인용 엘리베이터가 설치된다. 밤엔 내장된 조명이 켜지면서 가로등 역할을 한다.

소공로 입구엔 음악분수가 들어선다. 물을 뿜어내는 노즐을 바닥보다 밑에 배치해 시민들의 통행을 방해하지 않도록 한다.

스테이션 밖에는 나무를 심고 벤치를 마련해 휴식공간으로 이용한다. 서비스 스테이션과 벤치 사이는 각종 행사 때 중계방송차량 등의 주차 공간으로 활용된다.

▽기술적인 문제 검토=가장 큰 관심 사항은 바닥 유리의 내구성 및 유지 관리.

서현 교수는 “강화유리는 차량이 지나가도 안전할 만큼 고강도”라면서 “유리에 폴리부틸렌필름(PBF)을 붙이면 만의 하나 유리가 깨지거나 금이 가더라도 조각으로 떨어져나가지 않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유리와 모니터는 영하 20도∼60도에서도 이상이 없다. 여름에 모니터가 있는 공간이 뜨거워지지 않도록 환기장치를 마련하고 빗물이 유리 사이로 들어가지 않도록 방수 및 배수 처리도 할 계획.

▽주변 역사 경관과의 조화 문제=너무 현대적이어서 덕수궁 등 주변 역사 경관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광장과 거리는 과거 흔적뿐만 아니라 현재의 모습까지 차곡차곡 새겨나가는 공간”이라며 루브르 박물관 앞의 유리 피라미드를 예로 들었다. 서 교수와 서울시 관계자는 “에펠탑을 지을 때도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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