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인사이드]국내유일 알코올중독치료 전문병원

  • 입력 2004년 3월 22일 18시 16분


국내 유일의 알코올 중독 치료전문병원인 KARF병원에는 각종 체육시설이 마련돼 환자의 치료를 돕게 된다.    -사진제공 KARF
국내 유일의 알코올 중독 치료전문병원인 KARF병원에는 각종 체육시설이 마련돼 환자의 치료를 돕게 된다. -사진제공 KARF
재단법인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부속 KARF병원은 국내 최초의, 유일한 알코올 중독자 치료전문 병원이다.

한국사회에서 술은 사회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로 인식되는 까닭에 이 병원의 장래는 매우 밝아 보인다.

그러나 주류회사의 출연기금으로 지어진 이 병원은 역설적이게도 술 마시는 사람이 없어져 문 닫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당신도 중독자?=술 마신 다음날 ‘내가 왜 그랬지’라고 후회할 일을 했거나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필름 끊김족’들은 즉각 치료를 받아야 할 대상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아침이면 해장술을 마셔야 하거나 생각이 나면 혼자서라도 꼭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KARF병원 홈페이지(http://hospital.karf.or.kr)에 간단한 자가진단법이 나와 있다.

금단현상을 보이는 마약 중독자처럼 입원환자 중에는 ‘벌레가 몸속으로 들어갔다’며 헛소리를 하거나 술을 마시지 않았는데도 몸을 가누지 못하고 쓰러지는 사람까지 있다.

▽이렇게 치료한다=이 병원 사랑방(외래치료팀)은 임상심리사, 사회복지사, 간호사로 구성되어 있으며 치료의 첫 단계인 상담을 실시한다.

상담 결과 입원치료 판정이 나면 ‘몸 사랑방’으로 입원하게 된다. 이곳은 몸속의 알코올을 제거하는 치료를 담당하며 약물 치료와 심리안정 치료를 병행한다.

해독치료를 마치면 ‘마음 사랑방’으로 가 8주 동안 오전 6시반에 일어나 오후 10시반에 잠들 때까지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 내야 한다. 체조, 상담, 시청각 교육, 예술 치료, 작업 및 오락, 재발 예방교육 등도 포함된다. 의료진은 환자와 똑같이 평상복을 입고 진료한다.

일반 병원처럼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퇴원 후에도 치료는 계속된다=알코올 중독자들은 치료가 끝난 뒤 ‘딱 한 잔’만 마셔도 지금까지의 치료가 무용지물이 된다. 알코올 중독은 그만큼 재발 위험이 높다는 얘기.

따라서 환자들은 퇴원 후에도 이 병원의 ‘민들레방’을 통해 통원치료와 상담 등을 계속 받는다. 입원치료가 끝나는 것은 이제 ‘금주(禁酒) 시작기’에 도착한 것일 뿐 치료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란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

민들레방에서는 다른 환자나 공동체 모임도 소개해 진정한 금주의 길로 안내한다.

이 병원 치료과 양순승 과장은 “술 의존성이 병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있어야 한다”며 “사회가 이들을 도와 치료하도록 국가적 지원책이 뒤따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양=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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