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인사이드]탄천이 달라진다

  • 입력 2004년 3월 30일 18시 53분


경기 용인시에서 시작돼 성남시 분당과 서울 송파구, 강남구를 거쳐 한강으로 흘러드는 탄천(炭川). 순우리말로 ‘숯내’라 불리는 탄천은 1990년대 이후 하천 주변의 난개발로 생활폐수 등이 유입되면서 이름만큼이나 시꺼먼 물이 흘렀던 죽은 하천이었다.

그러나 탄천이 달라진다. 서울 강남구의 자랑거리인 양재천의 변신만큼 눈부시다. 맑은 물이 하루 1만여t씩 긴급 ‘수혈’되고 백사장이 조성된다. 콘크리트 껍데기를 벗고 돌과 흙, 나무 등 자연재료로 얽은 새옷으로 갈아입는다.

▽맑은 물 흐른다=다음 달 1일부터 팔당상수원의 물이 하루 평균 1만2000t씩 탄천으로 흘러든다.

성남시는 이를 위해 올해 1월 한국수자원공사와 t당 314원의 원수공급 계약을 맺었다. 성남시는 광역상수도 6단계 구간(팔당∼수지 동원교지점)에 길이 184m의 관로를 연결해 탄천 상류 지천인 동막천으로 팔당 물을 끌어온다.

탄천으로 유입되는 물은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 1.2ppm 정도의 맑은 물. 현재 탄천 수질이 BOD 6.8ppm(여수대교 부근)인 점을 감안하면 수질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원수가 공급되면 탄천 수위가 3cm가량 높아진다. 시는 수량 상태를 보며 공급량을 조절할 계획이다. 탄천의 적정 수량은 하루 4만5000t. 그러나 가뭄 때는 2만5000t으로 줄어들어 2만t 이상의 물이 추가로 필요한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한 달 동안 원수 공급 결과를 분석해 앞으로의 공급량을 조절할 것”이라며 “주로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의 가뭄 기간에 100일 정도 물을 흘려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사장이 생긴다=시는 6월까지 8억여원을 들여 탄천 둔치 2곳에 백사장과 비치발리볼 경기장을 만든다. 백사장 앞 하천에는 간이 수영장이 들어선다.

분당구 야탑동과 중원구 여수동 경계지역 둔치에 들어설 백사장은 500여평. 수정구 태평동 둔치에는 이보다 큰 650여평의 백사장이 만들어진다. 백사장에는 70cm 두께로 고운 모래가 깔린다.

이곳에는 비치파라솔과 일광욕을 즐기기 위한 간이침대 45개가 설치된다. 탈의실과 샤워장 등 편의시설도 들어선다.

야탑동과 여수동 경계지역 하천 중앙에는 20m 높이로 물이 솟는 분수가 만들어진다. 분수대 주변에는 조명이 설치돼 성남의 새로운 명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연형 하천으로=시는 2006년까지 217억원을 들여 시 구역 내 탄천 전 지역(15.8km)에 대한 정비사업을 벌인다. 자연형 하천으로 자정 능력을 갖도록 하기 위해 하천가에 습지를 조성하고 물고기의 산란장 등도 만들 계획.

탄천의 지천인 여수·분당·동막·운중천은 콘크리트 둑을 모두 뜯어내고 돌과 나무, 흙 등 자연재료로 새롭게 단장한다.

시 관계자는 “탄천은 성남시 최대의 환경자산”이라며 “앞으로 동식물이 살고 주민들과 가까운 생활 속의 하천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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