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메뉴를 ‘신당동 떡볶이’로 정하면 1만원으로 네 식구가 외식을 즐길 수 있다.
현재 이 거리의 떡볶이 가게는 모두 13개. 이들 가게는 크게 3종류로 나뉜다.
첫째는 ‘마복림 할머니 계열’. 50년 전통의 ‘마복림 할머니집’과 분점인 ‘마복림 할머니네 막내아들네’로 이 동네 최고(最古)의 터줏대감인 마복림 할머니의 이름이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잡은 경우다.
마복림 할머니는 고추장 CF에 출연해 “고추장 비밀은 며느리도 모른다”고 말했지만 이제 그 며느리는 안다. 막내며느리 김길자씨(42)는 “고추장과 육수를 어떻게 배합하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데…”라며 말을 아꼈다.
다음은 ‘인수합병(M&A) 계열’. 7개의 떡볶이집이 모인 ‘아이러브 신당동’과 정문화 할머니의 ‘할먼네’ 등 가게 3곳이 합친 ‘할먼네’, 두 가게가 합친 ‘미니네’ 등이 이에 속한다. 이들은 예전보다 훨씬 커진 매장에 각 가게의 노하우를 합치면서 신당동의 부활을 주도하고 있다.
‘아이러브 신당동’에는 신청곡을 틀어주는 DJ가 있고 하루 5차례 라이브 공연도 열린다. 호텔처럼 주차도 대신해 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또 생맥주 소주 등도 판매해 떡볶이를 좋아하지 않는 남성들도 가족과 함께 와서 닭발을 안주로 해 한 잔 마시고 간다.
마지막은 꾸준히 나름대로의 맛을 지켜 가는 ‘약속’ 등 8곳의 ‘전통 고수 계열’. 이곳에서 메뉴에 없는 ‘사천판’, ‘오천판’을 달라고 하면 각각 4000원, 5000원어치의 떡볶이를 만들어 준다. 8100원인 2인분짜리와 거의 비슷한 양으로 싸게 먹을 수 있다.
신당동의 떡볶이 맛과 가격은 거의 같다. 떡에 어묵과 라면 쫄면 만두 달걀 등이 들어가는 기본 메뉴가 3인분에 9900원, 4인분에 1만1700원 안팎이다.
보통 4인 가족이 가면 4인분을 시키지만 양이 많아 남기기 쉽다는 게 신당동 마니아들의 충고.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떡볶이를 좋아하는 사람들’(cafe.
daum.net/gaebok) 운영자 서용준씨(22)는 “떡은 2, 3인분만 넣고 기호에 따라 라면 쫄면 만두 등을 원하는 만큼 추가하면 훨씬 싸게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운영자인 원빛나씨(20·여)는 “끓기 시작할 때 고추장 양념을 더 달라고 해서 적당히 넣으면 더 매콤하고 맛있게 된다”고 귀띔했다.
지하철 2, 6호선 신당역에서 8번 출구로 나오면 50m가량 떨어진 곳에 중부소방서가 있으며 이곳에서 다시 50m가량 가면 떡볶이 거리가 나온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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