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와 캐나다 밴쿠버, 태국 방콕 등의 차이나타운에 있는 것과 비슷한 모양이다. 귀신을 쫓고 상가 번영을 기원하기 위해 세운 이 조형물은 중국 웨이하이(威海)시가 기증한 것.
패루 뒤편의 가파른 골목길에 접어들면 붉은색 휘장과 홍등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중국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이 동네가 바로 인천 중구 선린동 관교동 일대의 차이나타운이다.
명맥만 이어왔던 차이나타운이 2001년에 관광특구로 지정된 이후 ‘중국 냄새’를 점차 진하게 풍기면서 수도권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눈과 입으로 중국을 즐긴다=차이나타운에는 최근 1, 2년 사이 중국음식점 20여 개가 문을 열었다. 액세서리, 수제품, 조각품, 토산품 등 중국 생활용품을 파는 상점 6곳과 중국 한의원, 무술도장도 자리 잡고 있다. ‘삼국지’ 주인공들과 전쟁 장면을 그린 담장 벽화, 공자 조각상도 눈에 띈다.
화교 2, 3세가 운영하는 중국음식점 거리에서는 불도장, 위기삼정, 수초면 등 서울에선 만나기 쉽지 않은 요리들을 맛볼 수 있다. 중국 과자와 만두, 술, 차 등도 판다.
인천역에서 차이나타운으로 올라가는 골목길 왼편에는 국내 최초의 중국음식점이었던 옛 ‘공화춘’ 건물이 남아 있다. 중국인 ‘쿠리’(하급 노동자)를 위해 중국에도 없는 자장면이란 음식을 처음 선보인 곳으로 1905년 문을 열어 1981년까지 운영했다.
▽개항기 역사 탐방=차이나타운 주변 건물들은 6·25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 때 포탄 세례로 상당수 폭파됐다. 하지만 곳곳에 근대 개항기의 역사를 간직한 빛바랜 건물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현 중구 청사는 개항기인 1882년에 지어져 옛 일본 영사관으로 사용됐던 목조 건물을 허물고 1932년 석조로 단장한 것.
500여 명의 화교 자녀가 다니고 있는 인천화교 중산학교는 옛 청나라 영사관 회의장소였다가 1934년에 증축됐다. 거대한 돌문인 ‘홍예문’, 일본인 거주지인 중구 중앙동 ‘인해무역’ 등 1890년대 일본인이 지은 건축물도 살펴볼 수 있다. 차이나타운에서 차로 10분 거리엔 월미도와 연안부두가 있다. 관광 유람선을 타며 바다를 감상할 수 있고, 10여 개의 해수탕은 언 몸을 풀기에 그만이다. 인터넷 사이트 ‘사이버차이나타운’(www.ichinatown.or.kr)에서 차이나타운에 관한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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