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2년 미국 자동차회사 제너럴 모터스(GM)의 최고경영자(CEO)였던 찰스 어윈 윌슨이 국방장관으로 발탁된 뒤 미 상원 청문회에서 한 말이다.
길거리에 굴러다니는 자동차 3대 가운데 하나는 GM차였던 시절. GM은 미국인들의 자존심이었다.
1세기 동안 세계 자동차 산업을 이끌어 온 GM은 한 마차 제조업자의 손에서 탄생했다.
GM을 창립한 인물은 윌리엄 듀런트(1861∼1947). 미시간 주 플린트 시에서 할아버지의 제재소 일을 돕던 그는 1885년부터 ‘플린트 카트’라는 마차 생산회사를 차렸다.
듀런트는 타고난 사업수완으로 마차 제조업에서 성공을 거둔 뒤 자동차로 눈을 돌렸다. 미래에는 자동차가 마차를 대신할 교통수단으로 각광받게 될 것을 내다본 것이다.
그는 1904년 다 쓰러져 가던 자동차 회사 뷰익을 인수하며 자동차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인수 당시 연간 28대 생산에 그치던 뷰익은 4년 만에 연산(年産) 8820대로 포드에 이어 2위 자동차메이커로 성장했다.
듀런트의 사업 확장 욕심은 끝이 없었다. 1908년 9월 16일 뷰익을 기반으로 ‘제너럴 모터스 컴퍼니’를 설립한 뒤 올즈모빌, 캐딜락, 오클랜드(현 폰티악) 등 군소자동차 회사와 부품 회사를 잇달아 매입했다. 대형 자동차그룹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한 것이다.
GM은 1928년 포드를 누르고 자동차업계 최강자의 자리에 오른다. 지금도 세계 최대 자동차회사라는 소리를 듣는다.
하지만 미국 대표기업으로서의 위상은 많이 손상됐다.
2005년 연간 손실이 86억 달러다. 지난해에는 GM 회사채가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와 무디스로부터 투기등급인 ‘정크본드(신용등급이 낮은 회사가 발행하는 고위험 고수익 채권)’ 수준으로 평가받는 수모를 당했다.
GM이 추락한 원인은 경쟁력 약화와 과도한 복지비용이 꼽힌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고비용 저효율을 초래한 강경 노조가 있다. GM의 후생복지비용은 연간 56억 달러 수준이다.
19년이나 파업을 계속해 온 현대자동차나 올해 45일간의 장기파업으로 7000억 원 가까운 손실을 본 기아자동차를 보면 GM의 추락이 남의 일이 아니란 생각도 든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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