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포스 원은 ‘날아다니는 백악관’이다. 보잉 747-200 시리즈를 군용으로 개량했다. 기내에 숙소, 회의실, 식당, 수행원을 위한 사무실을 고루 갖췄다. 응급 수술을 할 수 있는 수술대와 약국도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인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에어포스 원에 트레드밀(러닝머신)을 싣고 다녔다.
에어포스 원은 재급유 없이 1만2600km를 비행할 수 있다. 공중 급유를 통해 사실상 무제한 비행이 가능하다. 대당 가격은 3억2500만 달러(약 3047억2000만 원).
업무를 위해 비행기를 이용한 최초의 미국 대통령은 누구일까. 미국의 제32대 대통령인 프랭클린 루스벨트다.
제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43년 1월 14일. 루스벨트 대통령은 ‘나는 보트(Flying Boat)’란 별칭으로 불린 보잉 314기를 타고 미국을 떠나 북아프리카의 도시 카사블랑카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그는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와 카사블랑카 회담을 가졌다.
처음부터 비행기로 대서양을 건너려 했던 것은 아니었다.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안전하고 편안한 배를 이용하려 했다.
그러나 당시 대서양과 태평양에서는 독일 해군의 잠수함 U보트가 연합국의 배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 비행기를 선택한 것은 고육책(苦肉策)이었다.
미국 본토를 출발해 카사블랑카까지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11일 플로리다 주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탑승객의 휴식과 급유를 위해 카리브 해안과 브라질에 잠시 머물렀다. 이어 대서양을 건너 잠비아를 경유한 뒤 14일 카사블랑카에 도착했다.
회담을 마친 뒤에는 역순으로 미국으로 돌아왔다. 당시 60세이던 루스벨트 대통령은 왕복 1만7000마일(약 2만7359km)을 비행기로 여행한 셈이다.
당시엔 대통령 전용기를 에어포스 원으로 부르지 않았다. 이 용어는 1953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34대) 대통령 때 생겼다. 사적인 용도로 가장 먼저 비행기를 이용한 미국 대통령은 26대 시어도어 루스벨트(1910년)였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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