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방언협회는 ‘2006년의 단어’로 ‘명왕성 되다(plutoed)’를 선정했다. 명왕성(Pluto)에 과거분사 어미 ‘-ed’를 붙인 단어로 사물이나 사람의 격이 급격히 떨어졌음을 의미한다.
국제천문연맹(IAU)은 2006년 8월 체코 프라하에서 전 세계 천문학자 2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6차 총회를 열고 명왕성을 행성(Planet)에서 퇴출시키기로 결정했다.
충분한 질량을 유지하지 못한 데다 해왕성의 궤도와 일부 겹치기 때문. 주변에 비슷한 크기의 행성이 있어 주변 궤도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갖지 못한 점도 고려됐다.
IAU는 명왕성을 ‘왜소 행성(Dwarf Planet)’으로 규정하고 소행성에 쓰는 134340이라는 번호를 부여했다.
9개였던 태양계의 행성은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등 8개로 줄었다.
명왕성은 1930년 2월 18일 클라이드 톰보라는 미국의 아마추어 천문가가 처음 발견했다.
톰보는 천체망원경을 제작해 밤하늘을 관측하곤 했는데 고교 졸업 후 애리조나 주의 로웰 관측소에 취직했다.
그는 천왕성과 해왕성의 궤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추정되는 새로운 행성 ‘플래닛 X’를 찾으려고 매일 밤 사진을 찍어 비교하다가 작은 점 하나를 발견했다. 명왕성이었다.
플래닛 X가 두 별 사이의 궤도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사실은 나중에 확인됐다. 하지만 잘못된 추정 덕분에 명왕성을 발견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저승의 신 하데스의 로마식 이름을 따서 플루토라는 이름을 붙였다.
유럽에 본부를 둔 IAU는 명왕성을 퇴출시키기로 했지만 미국은 이 결정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미국인이 발견한 유일한 태양계 행성이기 때문.
몇몇 미국 학자는 명왕성의 위상을 되살리기 위해 IAU의 새로운 행성 정의에 반대하는 서명을 받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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