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의 정식 명칭은 ‘별이 빛나는 깃발(The Star-Spangled Banner)’이다.
일부 언론에서 ‘성조기여 영원하라’라고 번역하기도 했지만 공식 명칭은 아니다. 이 노래는 1931년 3월 3일 미국 의회가 관련 법안을 결의하고 허버트 후버 대통령이 서명함으로써 미국의 국가가 됐다.
가사는 1814년 미국의 프랜시스 스콧 키라는 한 아마추어 시인이 만들었다. 물론 이 시가 100년이 훨씬 지난 뒤에 국가의 가사로 쓰일 줄은 몰랐을 것이다.
그는 미국이 영국을 상대로 독립전쟁을 벌이던 1812년 이른바 ‘포트 맥헨리 전투’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시를 썼다.
‘전투를 치른 뒤에도 자랑스럽게 휘날리는 넓은 줄과 밝은 별들. 자유의 땅, 용기의 터전 위에 성조기는 아직도 휘날리고 있다.’
이 시는 당시 미국에서 유행하던 영국의 권주가(勸酒歌) ‘천상의 아나크레온’의 음과 결합돼 유행처럼 번져갔다. 1889년 미국 해군이 ‘별이 빛나는 깃발’을 공식 행사에 사용한다고 결정한 데 이어 1916년 우드로 윌슨 대통령은 각종 군대 행사에서 연주할 것을 명령하기도 했다.
‘별이 빛나는 깃발’은 1931년 국가로 지정된 뒤 미국프로농구(NBA)와 미국프로야구(MLB), 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NFL) 등 주요 스포츠 경기 개막식의 단골 연주곡이 됐다.
하지만 정작 미국인에게는 부르기 어려운 노래로 꼽힌다. 한 옥타브 반에 이르는 음역 때문에 보통 미국인이 부르기 쉽지 않다는 게 이유다.
미국 국가가 평양에서 연주되면서 북-미 관계의 화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지만 남북 관계는 애국가를 둘러싼 북한의 고집 때문에 냉랭해지고 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예선 평양경기에서 북한 측이 태극기와 애국가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미국의 ‘전승가’인 ‘별이 빛나는 깃발’ 연주가 북한 전역에 생중계됐다는 게 더욱 신기하면서도 착잡하게 느껴진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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