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관은 이날 첫 기자회견에서 “문화부의 출입기자 제도와 기자실을 오늘부터 폐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의 메커니즘을 잘 몰라 내 판단에 따라 결정했지만 나는 노무현 대통령의 분신이나 다름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 장관의 발언은 참여정부가 추진할 대언론 정책의 신호탄이었다.
이 장관이 직접 발표한 ‘문화관광부 홍보업무 운영방안’은 즉각 파문을 일으켰다.
부처 사무실의 방문 취재를 금지하고 모든 취재를 공보관을 통하도록 한 운영방안은 ‘신(新)보도지침’으로 불리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여론이 악화되자 노 대통령은 17일 “지침을 내리는 것은 적당하지 않으며 지침은 개입이라고 느껴질 소지가 있다”는 말로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정부는 같은 달 27일 브리핑제 도입을 골자로 한 기자실 운영방안을 확정하고 부처 기자실 통폐합을 단행했다.
기자들의 직접 취재가 제한됐고, 공무원을 만나려면 공보관에게 면담시간을 미리 통보해 공보관실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오보를 막고 균등한 취재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브리핑을 통해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하겠다”고 언론을 달랬다.
하지만 당초 약속과 달리 부처의 브리핑은 부실하게 운영됐고 정보 공개에도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대정부 언론 기능은 크게 위축됐다.
정부는 이에 그치지 않고 2007년 5월 이른바 ‘취재지원 시스템 선진화 방안’을 또다시 추진했다.
40여 개에 이르는 각 부처 기사송고실이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정부과천청사, 정부대전청사 등 3곳으로 통폐합됐다. 기자실을 사실상 폐쇄하는 조치였다.
기자들은 청사 로비 바닥에 스티로폼을 깔았고, 전원이 끊긴 기자실에서는 촛불을 켜고 기사를 작성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언론탄압이라는 비판을 받은 참여정부의 취재제한 조치는 결국 정권이 바뀌면서 백지화됐다.
새 정권은 10일 정부 부처 기자실을 복원하기로 결정했다. 폐쇄됐던 기자실은 5년 만에 제자리를 찾게 됐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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