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는 밤마다 북풍과 함께 여행을 떠난다. 어느 날 어른들로부터 ‘북풍의 뒤편’은 멋진 곳이라는 얘기를 듣고 다이아몬드는 북풍에게 그곳에 데려가 달라고 부탁한다.
긴 여행 끝에 추운 북쪽지방에 도착한 다이아몬드는 북풍의 몸을 통과해 북풍의 뒤편으로 간다. 그곳은 아름다운 강물이 흐르고 녹음이 우거진 평화의 땅이었다. 집에 돌아와 눈을 뜬 다이아몬드는 자신이 병에 걸려 오래 정신을 잃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런 경험을 통해 다이아몬드를 지혜롭고 남을 배려하는 아이로 바뀐다. 아버지가 일자리를 잃어 가족이 어려움을 겪을 때에도 어린 동생을 돌보며 슬기롭게 이겨낸다. 가족이 다시 행복해진 순간 다이아몬드는 북풍을 만나 영원히 북풍의 뒤편으로 떠난다.
영국의 작가 조지 맥도널드가 쓴 판타지 소설 ‘북풍의 등에서’의 줄거리다.
맥도널드는 1824년 12월 10일 스코틀랜드의 헌틀리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대학을 졸업한 뒤 캘빈파 교회의 목사가 됐지만 다정다감한 그에게 엄격한 교리는 맞지 않았다. “하나님을 믿지 않아도 구원받을 수 있다”고 설교한 게 문제가 되자 29세 때 목사를 그만뒀다.
열한 명의 자녀들에게 지어낸 이야기를 들려주곤 하던 그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동화와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맥도널드가 책을 쓰던 빅토리아 시대(1837∼1901)는 어린이들에게 가혹했다. 상류층 어린이들은 엄격한 예의범절에, 가난한 어린이들은 혹독한 노동에 숨 막혀 했다. 맥도널드의 소설은 이런 어린이들에게 꿈을 돌려줬다.
맥도널드는 “나는 아이가 아니라 아이 같은 사람들을 위해 책을 쓴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의 동화를 읽으면 어른도 금세 마음이 따뜻해진다. 어려운 경제 때문에 마음이 무겁지만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자녀와 함께 맥도널드의 동화 속 요정나라로 떠나보면 어떨까.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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