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 속의 오늘]270년 사제 발렌티누스 순교

  • 입력 2009년 2월 14일 02시 58분


‘3세기경 원정하는 병사의 결혼을 금지한 로마 황제 클라우디우스 2세에 반대한 사제 발렌티누스가 처형된 270년 2월 14일의 기념일과 이날부터 새들이 발정(發情)을 시작한다고 하는 서양의 속설이 결합한 풍습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어버이와 자녀가 사랑의 교훈과 감사를 적은 카드를 교환하던 풍습이, 20세기에는 남녀가 사랑을 고백하고 선물을 주고받는 날이 되었다.’

밸런타인데이(2월 14일)에 대한 두산백과사전의 설명이다. 좀 더 자세히 알기 위해 다른 자료를 찾았다.

클라우디우스 2세는 전쟁을 치르기 위해 강한 군대를 원했지만 용맹스러운 군인을 차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전장으로 가야 할 남성들이 집에 두고 온 아내와 가족을 그리워해서라고 보고 그는 로마에서 모든 결혼과 약혼을 금지했다.

발렌티누스는 칙령이 부당하다고 생각했고 젊은 연인들을 위해 비밀리에 결혼식을 주관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황제는 사형을 명했다. 발렌티누스가 몽둥이로 얻어맞고 참수된 날이 2월 14일이다.

전설에 따르면 발렌티누스는 감옥에 갇혀 있을 때 간수의 딸과 친구가 됐는데 죽기 직전에 ‘당신의 발렌티누스로부터’라는 말이 담긴 편지를 남겼다.

발렌티누스가 사형당한 해는 확실하지 않다. 서기 278년 또는 270년 전후라고 알려졌다. 이름과 출신지 등 인적사항도 마찬가지. 가톨릭 순교자 명단에 발렌티누스라는 이름이 3명 나오는데 모두 같은 날 세상을 떠났다.

사제의 죽음이 사랑을 주제로 하는 축제와 결합하면서 연인들이 카드와 꽃을 보내고 사랑을 고백하는 풍습이 서양에 생겼다.

미국축하카드협회에 따르면 한 해에 오가는 축하카드는 10억 장 정도. 크리스마스 다음으로 밸런타인데이에 가장 많은 카드를 쓰는데 남성이 여성보다 평균 2배의 비용을 사용한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여성이 남성에게 사랑을 고백하며 초콜릿을 주는 날로 변했다. 백과사전이나 국어사전 모두 그렇게 나와 있다.

송상근 기자 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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