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미국과 일본을 연파하며 세계를 경악시킨 한국 야구의 기세가 여전히 등등하다.
그럴수록 야구팬이면 누구나 느끼는 아쉬움은 그만큼 더 클 것이다. 우리 선수들의 선전을 경기장에서 직접 볼 수 없다는 아쉬움이 그것이다. 대회를 주최하는 미국에서 본선을 치르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예선 경기도 TV를 통해 봐야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3년 전에도 그랬듯이 우리 선수들은 도쿄에서 치러진 예선에서 숙적 일본의 콧대를 여지없이 눌러줬다. 그것도 일본 야구의 심장으로 불리는 도쿄돔에서.
1988년 3월 17일 문을 연 도쿄돔은 일본 야구의 상징이다. 일본 프로야구 최고 명문 구단인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홈구장으로 일본 야구 명예의 전당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5만여 명을 수용하는 도쿄돔은 겉모습이 달걀과 비슷해 ‘빅 에그(Big egg)’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총공사비로 350억 엔이 투입된 도쿄돔은 일본 최초의 돔구장이라는 명예 외에도 ‘최초’라는 타이틀을 몇 개 더 보유하고 있다.
2000년에는 아시아 최초로 시카고 컵스와 뉴욕 메츠의 미국 메이저리그 개막경기가 열렸고, 2005년에는 역시 아시아 최초로 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NFL)의 시범경기가 열렸다.
야구와 미식축구 외에 권투와 이종격투기 등 다양한 스포츠 경기도 열리는데 1990년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이 제임스 더글러스에게 충격의 KO패를 당하며 세계헤비급 챔피언 벨트를 뺏긴 곳도 도쿄돔이다.
현재 일본에는 도쿄돔을 포함해 모두 6개의 돔구장이 있다. 1965년 세계 최초로 돔구장을 지은 미국에는 6개의 돔구장이 있으며 캐나다에도 돔구장이 1개 있다.
그러나 세계 정상급 야구 실력을 자랑하는 우리나라에는 돔구장이 없다.
WBC와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때마다 돔구장 건설 논의는 있었지만 구체적인 실행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엊그제 유영구 한국프로야구(KBO) 총재가 “WBC 성적이 좋으면 범국민운동이라도 벌여 돔구장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럼 제3회 WBC 아시아예선은 TV가 아닌 경기장에서 볼 수 있는 것일까.
이현두 기자 ruchi@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