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통치의 기준이 된 법전인 경국대전의 최고본(最古本)이 1992년 3월 18일 삼성출판사 박물관 장서 중에서 발견됐다.
경국대전은 고려 말부터 조선 성종 초까지 100여 년간 반포된 법령, 교지, 조례 따위가 망라돼 있다. 세조 때 최항, 노사신, 강희맹 등이 집필을 시작해 성종 7년(1476년)에 완성됐다. 그 후 여러 차례 보완됐으나 기본 골격은 유지한 채 왕조 말기까지 계속 적용되었다.
이 법전의 반포는 국왕을 정점으로 하는 중앙집권적 관료제를 밑받침하는 통치규범의 확립을 의미했다. 또한 당시 현존하는 고유법을 성문화하여 중국법의 무제한적인 침투를 막고 조선 사회 나름의 질서를 후대로 이어주었다는 의미를 지녔다.
6권 3책으로 된 활자본(活字本)인 경국대전은 조선왕조 개창 때부터의 정부체제인 육전체제(六典體制)에 따라 구성됐으며 각기 14∼61개의 항목으로 이루어졌다.
이전(吏典)은 궁중을 비롯하여 중앙과 지방의 직제 및 관리의 임면과 사령, 호전(戶典)은 재정을 비롯하여 호적·조세·녹봉·통화와 상거래, 예전(禮典)은 여러 종류의 과거와 관리의 의장, 외교, 의례, 공문서, 병전(兵典)은 군제와 군사, 형전(刑典)은 형벌·재판·노비·상속, 공전(工典)은 도로·교량·도량형·산업 등에 대한 상세한 규정을 실었다.
사회질서는 많은 변화를 겪게 되고 따라서 법전의 시행 내용 또한 큰 폭으로 달라져 갔다. 그것은 법질서의 혼란이 아니라 사회의 변동과 발전에 대한 체제의 적응이었다.
이에 따라 경국대전은 여러 차례 수정 간행되었다. 현대에 들어와서는 법제처가 1962년에 번역본을,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1985년에 번역본과 주석서를 함께 간행했다.
안영식 기자 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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