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참사 유족들-金총리일행 몸싸움 "뭐하러 왔습니까"

  • 입력 2003년 2월 19일 18시 56분


“어이없이 사람들이 죽어 나갔는데 뭐하러 내려왔습니까?”

대구 지하철 방화 참사가 하루 지난 19일 사고대책본부를 찾은 김석수(金碩洙) 총리와 이근식(李根植) 행정자치부 장관 일행을 실종자 가족들은 싸늘하게 맞이했다.

이날 오전 8시10분경 김 총리와 이 장관 일행이 대구 중구 태평로 대구시민회관에 마련된 사고대책본부에 도착하자 실종자 가족 수십명이 이들에게 우르르 몰려갔다.

실종자 가족들은 “아직 시신이 객차 안에 있다는데 언제 신원 확인을 할 건가” “실종자 수색을 빨리 해달라”고 외쳤고, 김 총리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일행을 막아서는 바람에 이를 제지하는 공무원들과 10여분간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

김 총리가 부상자들이 입원해 있는 병원을 방문한 뒤 사고 전동차가 옮겨진 달서구 진천동 월배차량기지에서 실종자 가족들과 면담을 갖기로 약속을 한 뒤에야 몸싸움은 풀렸다.

봉변을 당한 김 총리와 이 장관의 안색은 흐려졌다. 그러나 사고대책본부로 들어가는 이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실종자 가족들의 울분도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대구=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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