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가 수도 이전 반대 범시민궐기대회를 개최하는 등 본격적인 수도 이전 반대 운동에 돌입한데다 5일로 예정된 정부의 새 후보지 선정 발표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는 30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국가채무가 3배나 늘어나고 청년실업자가 넘쳐나는 등 경제상황이 심각한데도 수도 이전을 밀어붙이겠다는 것은 국정운영의 우선순위를 분간하지 못한 정략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무책임한 노무현 대통령이 예전의 장수천을 경영하듯이 앞뒤 생각 않고 일 처리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며 “국민대토론을 통해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는 천도(遷都) 밀어붙이기를 중단하라”라고 촉구했다.
고흥길(高興吉) 제1사무부총장도 “열린우리당 자체조사에서도 ‘수도 이전 계획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53.7%였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정부는 새 수도 후보지 발표를 즉각 중지하고 수도 이전 문제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안상수(安商守·경기 과천-의왕)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 자유발언을 통해 “수도 안보를 위해 국군기무사령부를 서울 근처인 과천으로 옮긴다면서 충청지역에 새로 수도를 건설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 아니냐”고 따졌다.
그럼에도 수도 이전 대응 방식을 놓고 당내에선 강온 양 기류가 엇갈리고 있다.
박근혜(朴槿惠) 대표 등 지도부는 충청표를 의식해 명확한 당론 확정을 유보하고 있으나 서울 등 수도권 의원들은 “당 지도부가 수도 이전 반대에 대한 전면전을 선포해야 한다”고 강경론을 펴고 있다. 수도 이전 문제가 장기화될수록 당내 갈등 기류가 증폭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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