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부터 경찰과 식약청 공무원을 상대로 불량만두 수사 결과 및 명단 공개 과정 등에 대해 내사를 벌여온 국무조정실이 '두 기관의 조사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국무조정실은 ‘조사 결과를 외부에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무조정실 조사심의관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불량만두 파동 과정에서 경찰이 가장 잘못한 부분은 단무지 제공업체를 촬영한 '테이프 전체'를 방송사에 제공한 것.
관계자는 “경찰이 해당 업체를 광범위하게 촬영한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니지만 언론에 촬영 테이프를 제공할 때는 보도자료에 해당하는 장면만을 건넸어야 옳았다”며 “이는 경찰이 미숙했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숙했다’는 표현은 잘못한 정도가 경미하다는 것을 뜻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국민들이 충격을 받은 근본적인 이유가 경찰의 테이프에 있기 때문에 그렇게 볼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찰과 방송사 간에 문제의 화면에 대한 책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는 식약청에 대해서는 “만두의 유해성 여부를 파악하지도 않은 채 업체 명단을 공개한 것이 가장 큰 잘못”이라고 전했다.
국무조정실은 또 단무지제조업체 ㅇ식품이 낸 진정서에 대해서도 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ㅇ식품은 식약청 조사과정에서 '쓰레기 단무지 납품'을 인정했지만, 이는 강압 때문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사심의관실 관계자는 "우리에게 직접 진정된 내용은 아니지만 이 부분도 내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 이상의 구체적인 언급은 할 수 없다"며 "이번 조사 결과 내용은 언론에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사심의관실 관계자는 “공직자 기강에 대한 내사는 우연히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 이상 비공개가 원칙”이라며 “두 기관에 대해 내부 징계가 이뤄진다해도 이 역시 비공개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국무조정실은 이번 조사를 22일 국무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었으나, 방침을 바꿔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심의관실 관계자는 “공직 기강 차원의 조사인만큼 국무회의 보고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내부 논의가 있었다"며 "가능하면 이번주중 조사를 마무리하고 보고서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현 동아닷컴 기자 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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