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 세계 해외입양 한국인의 모임인 ‘다함께’의 한국 개최를 준비하기 위해 서울을 찾은 한국인 입양인 토드 콰피즈씨(31)와 팀 홈씨(46).
이들은 “한국에 올 때마다 나 자신에 대해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운다”며 “이번 모임을 통해 아직 한국에 와보지 못한 입양인들에게도 그 느낌을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다함께’는 1999년 시작된 한국 출신 해외 입양인의 모임. 2001년 노르웨이에서 열린 제2차 모임에는 세계 12개국에서 600여명의 입양인들이 참가했다.
콰피즈씨는 “내년 8월 열릴 한국 모임에도 14개국 80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라며 “1, 2차 모임을 거치면서 그동안의 경험을 한국에서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입양이라고 하면 흔히 어두운 이야기를 떠올리지만 좋은 교육을 받고 자라 행복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며 “세계 각국에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서로 다른 경험을 통해 긍정적인 관점을 배우는 것”이라고 모임의 의의를 설명했다.
콰피즈씨와 홈씨 역시 각각 회계사와 홀트인터내셔널의 법률담당자문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성공한 인재들.
1959년 서울 ‘녹번고아원’에서 미국 오리건으로 입양된 홈씨는 “미국 사회에서 행복한 삶을 살고 있지만 내가 태어난 나라가 한국이라는 사실을 항상 기억하고 있다”면서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고 좀 더 알게 되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한국 여성과 결혼해 가정을 꾸린 그는 “내 얼굴을 꼭 닮은 딸이 태어난 순간 처음으로 생부모를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딸이 한국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자라길 바란다”고 말했다.
1971년 서울 용산구 한 호텔 근처에서 발견돼 미국으로 입양된 뒤 11년 동안 홀트에서 해외 입양인들을 위해 활동해 온 콰피즈씨 역시 “한국은 내게 신비한 존재”라며 “한국을 찾을 때마다 내 자신의 역사를 이해하게 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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