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PPA 성분과 뇌중풍의 인과관계가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아 환자들과 제약회사 사이에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PPA 성분으로 인한 뇌중풍 의심 사례=올해 3월 말 PPA 25mg이 함유된 콧물 감기약을 먹은 박모씨(79·서울 노원구 중계동)가 뇌중풍을 일으킨 사례가 5월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보고됐다.
당시 감기약 두 캡슐을 먹은 박씨는 약 복용 이후 어지러움을 호소하면서 쓰러진 뒤 신체마비, 의식장애 등으로 상태가 악화돼 병원에 입원했다. 박씨는 과거 고혈압, 당뇨, 뇌중풍 등을 앓은 적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식약청은 보고를 접수한 직후 공중보건의를 파견해 실태 조사에 나섰으나 “감기약 복용에 따른 뇌중풍인지 긍정도 부정도 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박씨를 진료한 의사는 “약물 복용에 따른 뇌중풍인지는 알 수 없다”는 의견을 냈다.
박씨 이외에 PPA 성분이 함유된 다이어트약을 먹은 뒤 뇌중풍을 일으킨 36세 여성이 1998년 학회에 보고된 사례가 있다.
이 여성은 PPA 성분 75mg이 포함된 약을 하루 한 알씩 열흘간 복용한 뒤 뇌중풍을 일으켰다. 당시 이 여성을 진료했던 서울예지의원 강경수(姜京秀) 원장은 “여성의 뇌혈관 촬영에서 약물에 의해 나타나는 전형적인 증상인 혈관염이 관찰됐다”며 “다른 약을 복용하지 않았고 고혈압 등 다른 원인도 없었던 점으로 미뤄 약물 복용에 따른 뇌중풍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식약청은 “PPA 성분은 몸 안에 축적되지 않고 5일 안에 모두 배설되기 때문에 약 복용 당시 문제가 없었다면 현재 부작용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다른 약품에 대한 불신도 증가=약 전반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PPA 성분과 무관한 약까지 수난을 겪고 있다. 많은 환자들이 “이 약이 과연 병을 낫게 해 줄 수 있느냐”며 불신감을 나타낸다는 것.
특히 의약 및 시민단체들은 “이번 기회에 부작용의 우려가 있는 의약품 성분에 대해 전면적으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약품 성분은 테르페나딘, 페몰린, 난드로론, 메타미졸소디엄, 네파조돈, 나프티드로풀릴인퓨전 등이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식약청이 PPA 사용 중지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늑장 대응 및 보도시점 조작’ 논란 등을 규명하기 위해 3일 감사에 착수했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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