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大入 고교등급제 도입말라”

  • 입력 2004년 9월 2일 18시 48분


2008학년도 대입제도 개선안이 발표된 뒤 고교간 학력차를 반영하는 고교등급제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교육인적자원부가 각 대학에 이를 도입하지 않도록 강력히 주문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정기언(鄭奇彦) 차관보는 1일 오전 7시반 서울시내 모 호텔로 서울대 연세대 한양대 경희대 이화여대 등 15개 대학 입학처장들을 긴급 소집해 각 대학이 고교등급제를 도입하지 않도록 요청했다.

이날 모임은 전날 밤 갑자기 회의소집을 통보했으며 어윤대(魚允大) 총장이 미국에서 고교등급제 도입 방침을 밝혀 파문을 일으켰던 고려대의 입학처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 자리에는 새 대입안 마련에 참가했던 교육혁신위원회의 전성은(全聖恩) 위원장도 참석했다.

정 차관보는 이날 새 대입제도를 설명하면서 “개정안의 내용을 주지하기 바라며 본고사 형태의 논술고사는 안 되고 특히 고교등급제는 절대 허용할 수 없다”고 강조하고 협조를 당 부했다.

정 차관보는 어 총장 발언에 대한 고려대의 해명서를 흔들어 보이면서 “고려대는 도입할 생각이 없다고 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에 입학처장들은 “수능의 변별력이 낮아질 것으로 보이는데 대학에 얼마나 자율권을 줄 것인가” “앞으로 시간이 있으니 다양한 심층면접을 찾아보자”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모임에 다녀온 입학처장들은 “교육부가 고려대 총장의 고교등급제 발언으로 인해 사태가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회의를 긴급 소집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대학 입학처장은 “교육부의 입장은 이해할 수 있지만 이런 식으로 회의를 소집하는 것 자체가 권위주의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안병영(安秉永) 교육부총리도 지난달 31일 국무회의에 앞서 “고교평준화 원칙을 유지한다는 게 확고하다”며 “공식 대응할 경우 오히려 논란이 될 수도 있어 조심스럽게 접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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