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 "한국 소녀 매춘부 50만명 활동"

  • 입력 2004년 8월 30일 14시 34분



‘한국에는 50만명의 18세 이하 소녀들이 매춘부로 일하고 있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가 지난 23일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에서는 어린 소녀 수십만명이 매춘부로 일하고 있으며 이들 중 몇몇은 12세에 불과하다”고 보도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신문은 동아시아의 인신매매와 소녀 매춘 실태를 고발하면서 유니세프(UNICEF·국제연합아동기금) 담당자의 말을 인용, “매년 수만명의 소녀들이 보수가 좋은 직업을 갖게 해주겠다는 약속에 속아 악덕업주에 팔린 뒤 결국 매춘부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어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국 소녀들이 가난 때문에 전 세계에 팔리고 있다”면서 “예를 들어 말레이시아에서 처녀성을 가진 소녀는 3000불에 팔린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의 아시아 특파원 엘렌 나카시마(Ellen Nakashima)와 알란 서프레스(Alan Siprees)가 말레이시아 쿠칭발로 보도한 이 기사는, 인도네시아의 16세 소녀 Sri Hayati가 상인에 의해 팔려간 뒤 강간당하고 감금돼 매춘부로 일하다가 탈출, 집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르포형식으로 보도하면서 기사 말미에 아시아의 18세 이하 매춘부 분포도를 덧붙였다.

매춘부 분포도에 따르면 한국에는 가장 많은 50만명, 중국 20~50만명, 인도 30~40만명, 대만 10만명, 필리핀 10만명의 소녀 매춘부가 활동한다고 구체적인 숫자를 밝혔다.

또 태국에는 20~30만명, 인도네시아 7만명, 파키스탄 4만명, 스리랑카 1만5000~3만명, 방글라데시 1~3만명, 캄보디아 2만명 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25일자 뉴질랜드의 유력지 '도미니언포스트(Dominion Post)' 국제면에도 비중 있게 보도되는 등 세계 유력지에 잇달아 실리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12~18세 소녀 인구는 2백10만명으로, 이 보도에 의하면 대략 4명중 1명이 매춘부로 일하고 있는 셈.

이에 대해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공보담당 김재명씨는 “처음 듣는 말이다. 본부를 통해 보도 경위에 대해 알아보겠다”면서 “가끔 세계 언론에서 유니세프 자료를 왜곡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 데 이것도 비슷한 사례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7월에는 하버드대 로렌스 서머스 총장이 한 강연에서 “1970년대 서울에는 100만명에 가까운 미성년자들이 창녀였다”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었다.

조창현 동아닷컴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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