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정이 카메라 앞에 선 것은 1995년 2월 끝난 SBS ‘모래시계’ 이후 9년 10개월 만이다. 고현정은 내년 1월 8일 처음 방송하는 SBS 드라마 ‘봄날’에 자폐증을 앓는 20대 후반의 미혼 여성 서정은으로 나온다.
고현정은 이날 시골에서 갓 상경한 처녀를 연기하기 때문에 화장을 거의 하지 않은 얼굴로 나타났다. 청회색 재킷과 갈색 치마, 운동화가 시골티를 풍겼다.
그는 약 10년 만의 촬영인데도 “오래 쉬어서 괜찮다”며 “조금 정신이 없을 뿐이고 이상하게 떨리지 않는다”고 첫 촬영 소감을 말했다. 기자 30여 명의 취재 경쟁에도 “부담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촬영은 섬에서 지내다 고은호(지진희)를 만나기 위해 서울에 처음 올라 온 서정은이 소매치기를 당하는 장면이다. 계단을 내려오던 고현정이 소매치기범과 몸을 부딪친 뒤 그를 돌아보는 신이다.
촬영 도중 취재진의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 바람에 촬영이 몇 차례 중단되기도 했으나 고현정은 침착성을 잃지 않았다. 그는 촬영이 끝난 뒤 카메라 앞에서 밝은 표정을 지으며 손가락으로 OK 사인을 보내기도 했다.
연출을 맡은 김종혁 PD는 기자들의 취재 경쟁 때문에 촬영이 지연되자 고현정에게 “오늘 하루만 참아요. 오늘만 이러겠지”라고 말했다.
고현정은 기자들의 질문에 대부분 ‘미소’로만 답했으며 촬영이 끝나자마자 서둘러 돌아갔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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