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쓰레기정책에 우리처럼 협조 잘하는 국민도 없다. 쓰레기 종량제와 쓰레기 재활용 정책이 빠르게 정착됐고, 음식점에서 1회용 용기도 사라졌다. 그러나 음식물 쓰레기의 분류 배출을 강요하는 것은 외국에서도 유례가 드문 일이다. 이런 판에 이번에 강화된 기준은 너무 까다로워 주부의 편의는 애초 고려에도 없었던 것 같다.
이렇게 골치 아픈 기준이 적용되자 그동안 고분고분하던 주부들이 항의 및 문의 전화를 하는 바람에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고 한다. 가부장적인 한국문화에서 요리를 하고 음식쓰레기를 치우는 일은 대개의 가정에서 주부들 몫이다. 이러다가 주부들이 데모라도 벌이지 않을까 염려된다.
음식물 쓰레기 분류 배출을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기준을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 선진국에서도 플라스틱 병, 종이, 유리 등 재활용품을 제외하고는 일반 쓰레기로 분류한다. 국민은 정부가 끝없이 인내심을 실험하는 대상이 아니다.
시설도 제대로 갖추어 놓지 않고 음식물류 폐기물의 직접 매립을 금지한 것도 문제다. 현재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 시설(260개)은 턱없이 부족하다. 주부들이 힘들게 분류해 놓은 음식물 쓰레기가 갈 곳이 없는 형편이다. 이런 마당에 쓰레기 분류 기준만 까다롭게 해서야 앞뒤가 바뀐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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