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내놓은 인구 전망은 저(低)출산과 인구 고령화 현상이 가져올 우울한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면서 이들이 65세 이상 노인을 부양하는 비용이 현재의 5배로 급증할 전망이어서 사회 경제적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전통적인 ‘남아선호’ 현상이 퇴색하면서 2039년경에는 여초(女超) 시대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됐다.
▽고령화가 경제활동의 걸림돌=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은 2000년 고령화사회(고령인구 비율이 7%)에 들어선 뒤 2018년에는 고령사회(14%)에 진입하며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20%)에 접어들 전망이다.
이에 따라 고령화사회→고령사회, 고령사회→초고령사회로 넘어가는 기간이 각각 18년과 8년으로 미국(72년, 16년), 이탈리아(61년, 20년), 독일(40년, 38년), 프랑스(115년, 40년), 일본(24년, 12년)에 비해 훨씬 짧다.
인구의 급속한 고령화는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예고됐다.
생산가능인구는 올해 3467만1000여 명(총인구의 71.8%)에서 2016년 3649만6000명(73.2%)을 정점으로 2050년에는 2275만5000명(53.7%)까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는 노동력 부족 현상으로 이어져 국가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병규(兪炳圭)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본부장은 “노동자의 평균 연령이 높아질수록 노동생산성이 떨어져 국가의 성장잠재력이 낮아진다”며 “기술개발과 교육을 통해 얼마나 양질의 노동력을 시장에 공급하는지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39년부터 여초 시대 시작=올해 총인구 4829만4000여 명 가운데 남자는 2433만3000명(50.4%), 여자는 2396만1000명(49.6%)으로 여성 100명당 남성은 101.6명이다.
이 같은 성비는 2039년 99.9명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많아지며 2050년에는 98.3명으로 남성이 귀해지는 시기가 올 것으로 예상됐다.
결혼연령층의 성비는 2012년을 정점으로 완화될 전망이다.
결혼연령층을 여자 24∼28세, 남자 26∼30세로 볼 경우 올해 여자 100명당 남자 수는 105.0명. 2012년에는 124명으로까지 확대돼 남성 24명은 ‘여성의 절대부족 현상’으로 배우자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것으로 예고됐다. 이 같은 불균형은 점점 완화돼 2050년 107.1명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와 함께 저출산 때문에 학교에 다니는 6∼21세 학령인구 비중도 올해 21.8%에서 2050년 10.8%로 급락할 것으로 보인다.
대학입학 대상연령인 18세 인구도 올해 60만9000명에서 2011년 69만3000명으로 증가하지만 이후 감소세를 보여 대학입시 경쟁률도 완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한편 의료기술 발달 등으로 평균수명은 올해 77.9세(남자 74.8세, 여자 81.5세)에서 2050년 83.3세(남자 80.7세, 여자 86.6세)로 높아질 전망이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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