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광주지검은 이번 사건이 회사와 노조가 관여한 대규모 취업 비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검사 6명과 수사관 12명으로 전담반을 꾸려 전면 조사에 나섰다.
검찰은 퇴직한 인사 담당자 등을 소환해 조사한 결과 지난해 노사협의에서 노조 측에 30%의 인원을 할당해 주기로 합의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검찰은 이날 오후 광주 서구 내방동 기아차 광주공장의 인사, 노무, 총무팀 사무실을 전격 수색해 지난해의 입사서류 등을 압수했다.
기아차는 광주공장 이외에 경기 화성공장(화성시)과 소하리공장(광명시)에서도 채용 비리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이들 사업장에 대해 자체 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채용 비리와 관련해 최근 전격 경질된 광주공장장 김모 씨(56)는 “원만한 노사관계를 위해 직원 채용 때 노조가 추천권을 행사하도록 했다”고 시인하면서 “하지만 채용 과정에서 금품 수수가 있었는지는 몰랐다”고 밝혔다.
기아차 광주공장 노조원 A 씨(38)도 “사측이 근로자를 뽑기 전 채용 규모를 노조와 상의하고 인사팀에서 미리 노조 몫으로 일정 인원을 할당해 준다”면서 “인원 할당은 수년 전부터 관행적으로 이뤄졌으며 이는 사내에서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수년간 입사지원서에 ‘추천인’란을 둬 사측이 노조 측의 인사 개입을 방조 묵인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고위 관계자는 “부적격자 채용 등에 대한 사내 제보 등이 잇따라 지난해 11월 말 광주공장에 대해 특별감사에 들어갔다”며 “윤국진(尹國鎭) 기아차 전 사장이 이달 초 물러난 것도 사실은 채용 비리의 책임을 물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모든 것이 투명하게 공개되도록 지방 생산 현장의 관리시스템을 전면 개편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광주=김 권 기자 goqud@donga.com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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