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검찰이 확보한 문건과 파일은 2건. 여기에 26일 공개된 엑셀 형태의 인사관리 문건까지 합하면 ‘X파일’은 3건으로 비리의 총체적 규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채용비리 뇌관 터지나=광주지검 관계자는 26일 “채용 추천인 명단이 들어 있는 문건과 파일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파일은 현재 복구 중이며 또 다른 문건에 대해서는 아직 밝힐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와 별도로 21일 기아차 광주공장을 압수수색할 당시 인사 및 노무 관련 자료가 입력된 USB드라이브를 가져와 삭제된 파일을 복구하고 있다.
검찰은 기아차 광주공장 측이 각계의 청탁자 명단 등을 저장장치에 따로 보관하다가 채용비리 사건이 터지자 파일을 지운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컴퓨터 전문가는 “파일 단위로 삭제됐다면 복구가 쉽지만 파일을 덮어 씌웠거나 새로운 형태의 빈 공간으로 만들었다면 복원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관심의 초점은 파일에 담긴 외부 유력 인사들이 누구냐는 것. 그동안 소문으로 떠돌던 청탁자들의 신분이 드러날 경우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일부 공개된 X파일=26일 언론에 공개된 ‘2004년 기아차 광주공장 채용 관련 문건’은 연줄과 ‘백’이 채용 보증수표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 문건은 광주공장 관리직 직원이 컴퓨터에 저장해 둔 것 중 일부가 유출된 것으로 회사 측이 내용을 정리해 뒀다가 검찰 수사 직전 파기한 X파일의 일부로 보인다.
지난해 입사한 1079명 가운데 132명의 학력 등 신상정보와 추천인, 면접내용, 합격점수, 특기사항 등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이 문건에 나온 132명의 합격자 중 ‘추천인’이 기록돼 있는 사람은 60명이다. 이 중 회사 관계자는 A 상무, 상용차연구소 B 부장, C 과장 등 7명. 광주공장에 제품을 납품하는 협력업체 사장이 추천한 경우도 있었다.
노조 쪽에서는 구속된 광주지부장이 추천한 2명의 명단이 들어 있다. 또 노조 수석부지부장이 인문계 고교 출신으로 자격증이나 같은 직종 근무 경력이 없는 동생을 추천하기도 했고 노조 다른 지부의 간부나 대의원들의 이름도 여럿 적혀 있다.
외부인사로는 광주지방노동청 근로감독관과 광주 모 구청 인력상담사가 각각 동생을 추천한 것으로 돼 있으며, 추천인란에 ‘보훈청’이라고 기관명만 기재된 것도 있다.
면접 내용을 기록하는 난에는 ‘서울검찰청(형)’, ‘○○택시 조합장(아버지)’, ‘○○부장이 고모부’, ‘○○차장 사돈’ 등이라고 적혀 있어 면접 때 능력이나 적성, 인성보다는 연줄을 확인하는 데 주력했음을 시사했다.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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