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행정수도 대안 국회보고]“몽땅 옮길것” 與계획 암초에

  • 입력 2005년 1월 5일 17시 59분


코멘트
성경륭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신행정수도 후속대책 특별위원회’ 3차 회의에서 국가균형발전 정책 추진 현황을 보고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또 최병선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이 신행정수도 후속대안 3가지를 비교해 보고했다. 김경제 기자
성경륭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신행정수도 후속대책 특별위원회’ 3차 회의에서 국가균형발전 정책 추진 현황을 보고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또 최병선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이 신행정수도 후속대안 3가지를 비교해 보고했다. 김경제 기자
《5일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위원회가 수도 이전 대안으로 ‘행정특별시’ ‘행정중심도시’ ‘교육과학연구도시’의 장단점을 비교해 국회에 보고했다. 후속대책위는 3가지 방안 가운데 수도권 인구분산과 지역균형발전 등 효과 면에서는 ‘행정특별시’가 가장 좋지만 또다시 위헌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후속대책위는 올해 안에 토지 보상을 시작하는 등 대안도시를 추진하려면 국회가 늦어도 2월까지는 최종안을 결정해 특별법을 만들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

여야는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이 위헌 결정을 받은 후 ‘행정수도 후속대책 및 지역균형 발전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정부 측 의견을 수렴하는 등 대안을 논의해 왔으나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 수도이전代案 어떤게 좋을까? (POLL)

정부는 국회에서 합의가 어려울 때를 대비해 특별법 없이도 대안도시를 추진할 수 있도록 지난해 말 도시개발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행정특별시=청와대를 제외한 모든 중앙부처를 옮기는 방안이다. 이전 대상기관은 18부 4처 3청 등 65개 기관. 대통령 직속기관 11개 가운데 감사원, 중앙인사위원회, 부패방지위원회, 소청심사위원회, 중소기업특별위원회 등 5개 기관이 이전 대상에 포함돼 있다. 대통령비서실, 경호실,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처 등 대통령을 직접 보좌하거나 자문하는 6개 기관은 서울에 남는다.

대책위는 이 방안을 현 정부의 국정과제인 국가균형발전에 가장 부합하는 방안으로 평가했다.

이부영(李富榮) 전 열린우리당 의장 등 여권의 주요 인사들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청와대 빼고 옮길 것은 모두 옮기겠다”며 사실상 행정특별시안을 수도 이전 대안으로 가장 선호한다는 견해를 공공연히 밝혀왔다.

그러나 이 방안은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취지를 충분히 살리지 못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수도’를 ‘한 국가의 정치·행정의 중추적 기능을 실현하는 장소’라고 정의한 바 있다.

이광윤(李光潤) 성균관대 법대 교수는 최근 한 세미나에서 “대통령을 제외한 행정부를 통째로 옮기는 것은 헌재의 결정 취지에 어긋난다”는 견해를 밝혔다.

법무부도 검토의견에서 “(헌재가) 위헌으로 판단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만약 수도 이전 대안이 행정특별시로 결정될 경우, 일부 시민단체 등에서 헌법소원을 제기해 위헌 논란이 다시 불붙을 가능성도 있다.

▽행정중심도시=행정특별시가 법적인 문제로 성사되지 않을 경우 추진 가능성이 가장 높은 방안이다.

청와대와 외교·안보 관련 부처를 제외한 중앙부처 대부분이 이전해 행정기능의 중심이 되는 도시를 건설하는 방안이다.

구체적으로 15부 4처 3청 등 57개 기관이 이전한다. 중앙부처 가운데 서울에 남는 기관은 △통일부 △외교통상부 △국방부 3개 부처다. 대통령 직속 11개 기관의 이전 여부는 행정특별시 때와 같다.

법무부는 이 방안에 대해서는 “헌재 결정문에서도 정부 조직의 분산 배치는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어 헌재의 결정 내용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단국대 조명래(趙明來·도시지역계획학) 교수는 “수도 위상을 지니기 위해 청와대와 외교 안보 부처가 서울에 남아 있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며 “나머지 부처들도 ‘모두 옮겨야 한다’는 기계적 발상에서 벗어나 기관별로 이전에 따른 대차대조표를 면밀히 검토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과학연구도시=교육 및 과학기술 관련 부처를 선별해 이전하는 방안이다. 구체적인 이전 대상은 교육인적자원부를 비롯해 과학기술부, 산업자원부, 정보통신부, 환경부, 노동부, 여성부 등 7개 부처다. 이전 대상 공무원은 3304명이다.

신행정수도 유력 대안 비교
구분행정특별시행정중심도시교육과학연구도시당초 신행정수도건설 방안
기본개념청와대를 제외한 모든 중앙행정기관 이전※특별시 지위를 부여청와대 및 외교 안보 등 부처를 제외한 대부분의 중앙행정기관 이전교육 과학 등 일부 부처 선별 이전청와대를 비롯한 모든 중앙행정기관 이전
이전기관18부 4처 3청 (65개 단위기관)15부 4처 3청 (57개 단위기관)7부(17개 단위기관)청와대 및 18부 4처 3청 (73개 단위기관)
이전공무원수1만6467명1만4104명3304명1만8027명
수도권 인구분산효과38만2000명32만6000명7만5000명51만 명
정부청사이전비용2조7000억 원2조3000억 원6000억 원3조2000억 원
후속대책위자체 평가-균형발전 선도효과 극대화 가능
-헌재결정 취지를 훼손한다는 비판 소지
-균형발전 선도 역할 가능
-자족성 확보를 위해 교육 연구 등 일부 기능 보완 필요
-균형발전 선도효과 미흡
-자족성 확보를 위해 대규모 대 학 기업등 다른 기능 유치 필요

자료:신행정수도 후속대책위원회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