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김덕룡 대표연설 “쟁점법안 처리 일정기간 유보를”

  • 입력 2005년 2월 2일 17시 48분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노사모’로부터, 열린우리당은 과격운동권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고, 한나라당도 경직된 보수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주 기자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노사모’로부터, 열린우리당은 과격운동권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고, 한나라당도 경직된 보수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주 기자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가 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던진 화두는 ‘민생과 변화’였다.

김 원내대표는 “경기침체는 고스란히 민생 고통이 되고 있고, 물가가 치솟으면서 서민경제가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경제 살리기에 여야가 따로 없다고 했다. 각 경제주체의 경제 살리기 사회협약 참여도 호소했다.

경제운용 원칙에 대해선 ‘작은 정부, 큰 시장’ 원칙을 분명히 했다. 현 정부의 지나친 경제 개입의 부작용을 경고한 것. 이는 정부의 지나친 경제 개입 대신 시장 기능을 회복시켜야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민간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규제 혁파를 비롯해 △법인세 추가 인하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가 이날 다양한 복지대책을 내놓은 것도 ‘민생 살리기’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 특히 정부 여당이 국민연금을 주식과 부동산 투자에 동원하려는 시도에 대해선 “우리 세대가 흥청망청 다 써버리고, 후손에게 모든 부담을 떠넘기겠다는 위험한 발상으로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다른 화두인 ‘변화’의 추구는 김 원내대표 연설 곳곳에서 드러났다. 정쟁을 지양하고 상생(相生)의 길을 열자고 한 제안 자체가 대여 비판에 함몰했던 기존의 당 노선에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그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노사모’로부터, 열린우리당은 과격운동권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면서 “한나라당도 시대의 징표를 읽지 못하는 경직된 보수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말해 당내 강경 보수진영에도 일침을 가했다. 당 쇄신을 향한 노선 투쟁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김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쟁점 법안과 수도 이전 후속대책 문제 등에 대해선 열린우리당 임채정(林采正) 의장과 각을 세웠다. 임 의장은 ‘쟁점법안의 2월 임시국회 처리’ 원칙을 밝혔으나 김 원내대표는 “국민 갈등을 막기 위해 쟁점법안의 처리를 일정 기간 유보하자”고 제안했다. 여야 지도부의 이 같은 시각차는 2월 임시국회가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한편 김 원내대표가 “조심스럽지만 당리당략을 떠나 개헌문제 연구도 하자”고 공개적으로 제안한 것도 의미심장한 대목. 여야는 그동안 개헌문제 공론화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그 파장을 우려해 주저해 왔다. 그가 던진 ‘개헌 공론화’ 제안이 개헌논의를 촉발시킬지 주목된다.

한나라당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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