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기초단체간 유치전 과열 조짐

  • 입력 2005년 6월 29일 07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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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와 경북의 일부 기초자치단체들이 지역 이전이 확정된 공공기관을 유치하기 위해 광역자치단체의 방침에 반발하거나 파격적인 인센티브 등을 제시해 벌써부터 ‘공공기관 유치전 2라운드’가 과열 조짐을 보이는 것으로 우려된다.

▼대구▼

대구시는 가스공사 등 이전 대상 12개 공공기관을 달성군 신도시 예정지구에 집중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지역 구청들은 “이들 공공기관은 기능상 상호 유사성이 없는 만큼 달성군에 집중 배치할 이유가 없다”며 “개발에서 소외된 곳에 분산 배치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종화(李宗和) 북구청장은 27일 기자회견을 갖고 “대구시가 12개 공공기관을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GIST)의 입주가 확정된 달성군에 집중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교통편의성 등 사업 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공공기관을 특정 지역에 모두 배치하려는 방침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대구에 이전될 공공기관들은 접근성이 뛰어나고 신흥도시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 ‘강북지역’에 배치하는 것이 적절하며 산업기능별로 나눠 배치하는 방안도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기관 유치를 희망하는 동구청, 달서구청, 수성구청 등도 조만간 공식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김근수(金瑾洙) 상주시장은 27일 경북도청을 방문해 지난해부터 범시민운동을 벌여 주민 5만여 명의 서명을 받아 중앙부처에 전달하는 등 공공기관 유치에 앞장서온 점 등을 들어 도로공사 유치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상주시는 특히 도로공사 이전 부지 제공 외에도 생활안정 지원을 위한 지역 농산물 상품권(20만 원 상당) 매달 지원, 주택 지원, 특수목적고 설립 등의 인센티브를 제시했다.

또 김천시는 경부고속도로가 있는 데다 경부고속철도 김천역사가 들어서는 ‘교통의 요지’라는 장점을, 안동시와 영주시 등은 낙후된 북부지역을 배려해야 하는 측면 등을 각각 내세워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이 밖에 상당수 기초자치단체들이 경북도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도내 이전이 확정된 13개 공공기관 중 가장 규모가 큰 도로공사와 연간 지방세 납부액이 23억 원인 한국전력기술㈜ 등을 유치하기 위해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경북도 우병윤(禹炳閏) 혁신분권담당관은 “조만간 민간 전문가들로 공공기관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해 합리적 객관적 기준에 의해 9월 말까지 이전할 시·군을 결정할 것”이라며 “지나친 인센티브 제시 등은 과열경쟁을 부추길 수 있으므로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성진 기자 choi@donga.com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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