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2007학년도 수시 대비]언어 논술

  • 입력 2006년 8월 15일 03시 00분


《2008학년도 대학입시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자격 시험화하기 때문에 대학별고사에서 변별력을 구해야 하는 것이 대학의 주요 과제가 됐다. 이는 결국 2007학년도 수시 모집 대학별고사에서 다양한 시험의 장(場)이 펼쳐질 개연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시점에서 세분화된 문제를 출제함으로써 채점자의 주관성을 배제해 객관적인 평가를 최대한 도모하고, 부수적으로 교과 지식과 연계해 학교 교육의 정상화에 도움이 되는 통합 교과형 논술 유형이 각광받고 있다.

올해 대입을 준비하는 수험생은 물론 고교 1, 2학년생들도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롭게 시도될 통합 교과형 논술의 출제 유형을 숙지하고 그에 필요한 학습법 및 배경 지식을 스스로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기존의 출제 유형에 따른 문제도 포함해 올해 수시 모집을 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다.》

■ 제시문

※ 다음 제시문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인간은 그 자신의 밀실에서만은 살 수 없어요. 그는 광장과 이어져 있어요. 정치는 인간의 광장 가운데서도 제일 거친 곳이 아닌가요? 외국 같은 곳은 기독교가 뭐니 뭐니 해도 정치의 밑바닥을 흐르는 맑은 물 같은 몫을 하잖아요? 정치의 오물과 찌꺼기가 아무리 쏟아져도 다 삼키고 다 실어 가버리거든요. 도시로 치면 서양의 정치 사회는 하수도 시설이 잘 돼 있단 말이에요. 사람이 똥오줌을 만들지 않고는 살 수 없는 것처럼, 정치에도 똥과 오줌은 할 수 없지요. 거기까지는 좋아요, 허지만 하수도와 청소차를 마련해야 하지 않아요? 한국 정치의 광장에는 똥오줌에 쓰레기만 더미로 쌓였어요. 모두의 것이어야 할 꽃을 꺾어다 저희 집 꽃병에 꽂고, 분수 꼭지를 뽑아다 저희 집 변소에 차려 놓고, 페이브먼트를 파 날라다가는 저희 집 부엌 바닥을 깔고. 한국의 정치가들이 정치의 광장에 나올 때는 자루와 도끼와 삽을 들고, 눈에는 마스크를 가리고 도둑질하러 나오는 것이지요. 그러다가 착한 길 가던 사람이 그걸 말릴라치면 멀리서 망을 보던 갱이 광장에서 빠지는 골목에서 불쑥 튀어나오면서 한칼에 그를 해치우는 거예요. 그러면 그는 도둑놈한테서 몫을 타는 것이지요. 그는 그 몫으로 정조를 사고, 돈이 떨어지면 또다시 칼을 품고 광장으로 나옵니다. 일거리가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그렇게 해서 빼앗기고 피 흘린 스산한 광장에 검은 해가 떴다가는 핏빛으로 물들어 빌딩 너머로 떨어져 갑니다. 추악한 밤의 광장, 탐욕과 배신과 살인의 광장, 이게 한국 정치의 광장이 아닙니까? 선량한 시민은 오히려 문에 자물쇠를 잠그고 창을 닫고 있어요. 굶주림을 면하기 위해서 시장으로 가는 때만 할 수 없이 그는 자기 방문을 엽니다. [최인훈, ‘광장’]

(나)사이버 광장은 대체로 오락과 중심 부재의 경향을 띠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로고스 중심을 지향하기도 한다. 이러한 사이버 광장은 탈아고라에서 아고라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아고라화(광장화) 과정에서 우리는 광장성을 실감하게 된다. 아고라화란 말은 탈현대적 광장이 점차 정치, 사회, 문화적인 여론 형성의 광장으로 변하는 것을 뜻한다. 사이버 광장은 모든 인터넷 사용자에게 열려 있다. 그 개방성으로 인하여 다양한 개인들이 접속하여 자발적으로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상호 토론을 할 수가 있다. 물론 개인적으로 주제나 토론 분위기가 싫으면 그 공간에서 퇴장할 수 있다. 자신에게 맞는 혹은 자신이 좋아하는 또 다른 공간을 찾아가면 된다. 참여는 어디까지나 자율적이고 강제성은 전혀 없다. 또한 이성적인 토론이 중심적인 사이버 광장에서는 계층과 신분 또는 연령과 성별의 차별도 없다. 오로지 로고스 중심적이다. 이러한 로고스 중심적인 사이버 토론은 실제 오프라인 토론의 단점을 극복하며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여론 형성의 기능을 할 수 있다. 사이버 공간은 아고라처럼 직접 토론과 여론 형성의 광장인 것이다.

[현택수, ‘일상 속의 대중문화 읽기’]

*로고스 : 사물의 존재를 한정하는 보편적 법칙이나 행위가 따라야 할 준칙, 이 법칙과 준칙을 인식하고 이를 따르는 분별과 이성. 말·글·이야기, 설명·이유·근거, 본질 존재 등.

이기택 강남중앙학원 논구술연구소장

■ 풀어보세요

<문제1> 제시문 (가)와 (나)에 나타난 ‘광장’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지적하시오.(400자 내외)

■ 제시문

※ 다음 글을 읽고 문제에 답하시오.

(가) 나는 에너지 작물, 예를 들어 목재 대신 가솔린을 산출하는 식물이 곧 등장할 거라고 생각한다. 현재 나무는 가장 중요한 에너지 작물이고 세계적으로 목재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만, 에너지 자원으로서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왜냐 하면, 목재를 얻기 위해서는 나무를 베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목재의 수확은 환경에 해를 끼칠 뿐만 아니라 비용이 많이 들며, 보기에도 흉하다. 미래에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목재 대신 가솔린이나 알코올 등 액체 연료를 분비하는 나무를 만들 수 있다. 아직은 실용화되지 않았지만 확실히 예상 가능한 일이다. 그동안 우리는 유전자 조작 기술의 발전을 의학 분야에 적용하는 데에만 관심을 집중해 왔다. 그러나 나는 과학적 연구가 조금만 더 진척되면 에너지 작물의 창출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원료 생산용 나무는 우주여행보다 빨리 현실화될 것이다. 아마 연구하는 데 10년, 기술 개발에 10년쯤 걸릴 것이다. 이것은 열대성 기후에 속한 국가들에게 새로운 에너지 생산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와 세계 최대의 에너지 생산국으로써 도약의 기회를 부여하는 전 세계적 부(副)의 위대한 균형자의 역할을 할지도 모른다. 왜냐고? 태양 광선이 풍부한 열대 지방은 연료 생산용 나무의 최적지인 데다가, 나무의 생장은 기본적으로 태양 광선과 물만 있으면 된다.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프리먼 다이슨, ‘나무를 개량하여 액체 연료를 얻는다’]

(나) 점점 더 많은 환경 규제 당국들이 전통적인, 각 공장에 대해 일정 수준 이상의 오염 물질 배출을 금지하는 ‘지시 - 통제’ 방식의 직접 규제로는 환경 파괴를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믿게 되었기 때문이다. 경제학자들의 권유에 따라 환경 규제 당국은 시장의 힘을 빌려 산성비 등의 지구 온실화 현상 등을 해결하려고 한다. (중략)

오염 물질을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는 재화로 바꾸려는 발상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20세기 초, 영국의 경제학자 피구(A.C Pigou)는 공기와 물을 정화하는 데 대한 시장 가격이 책정되어야 하며, 이 가격이 인건비, 재료비 같은 기업의 생산 비용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975년에 들어서야 미국 환경청이 지역 대기 오염 규제 기관들이 오염 배출권을 사고팔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오염 물질에 대한 제한적인 시장이 처음 형성되었다.

로스앤젤레스의 엄격한 오염 물질 배출 한도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업들은 오염 물질 저감에 수십억 달러를 지출하였고, 그 결과 15년 전보다 공기가 깨끗해졌다. 그렇지만 작년 한 해 동안 위험 수준에 도달한 날이 184일에 달했으며, 이 지역은 주(州) 법률에 따라 2010년까지 오염 물질 배출량을 매년 5%씩 감소시켜야 한다. 반면에 부분적으로 오염 물질 처리 비용 부담 때문에 공업이 남캘리포니아를 떠나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 저널, 1992년 4월 14일자]

(다) 근본 생태론자들은 환경 개량주의가 단지 환경 재앙의 발생을 지연시키거나 환경 문제로 인한 사회적 손실을 한 곳으로부터 다른 곳으로 옮기는 데 불과할 뿐 환경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고 본다. 왜냐 하면 환경 개량주의는 인간이 자연과는 근원적으로 다른 존재이고 인간은 자연에 비해 우월하다고 믿는 인간 중심주의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근본 생태론자들은 우리 인간들이 이 인간 중심주의를 극복할 수 있을 때에만 비로소 환경 문제에 대한 근원적 해결이 가능해진다고 본다.

그래서 근본 생태론자들은 두 가지 기본적인 규범을 제시하는데, 그 하나는 생물 중심적 평등의 규범이고 또 다른 하나는 자아실현의 규범이다. 생물 중심적 평등의 규범이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가 똑같이 생존하고 번창할 권리를 가졌음을 인정해야 한다는 규범이다. 생존에 대한 깊은 배려는 다른 생명에 대한 악영향을 꼭 필요한 범위로 극소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근본 생태론자들은 주장한다. 이런 주장은 모든 생물체가 서로 유기적으로 엉켜 있는 까닭에 다른 생명을 해치는 것은 곧 자신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한다. 자아실현의 규범이란 우리 인간은 물질적 소유와 육체적 쾌락의 추구를 위해 발버둥치는 이기적 자아, 외톨박이 자아로부터 탈피하고 자연과 합일하여 영적 성숙을 지향해야 한다는 규범이다. [이정전, ‘녹색 경제학’]

■ 풀어보세요

<문제2> 제시문 (가)와 (나)는 환경 문제의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글이다. 두 견해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분석하시오.(200자 내외)

<문제3> 제시문 (다)를 바탕으로 제시문 (가)와 (나)가 제시하고 있는 환경 문제의 해결 방안을 비판하고 자신의 견해를 논하시오(400자 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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