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과속 단속은 쉽지 않다. 경찰은 고정식 단속 카메라와 이동식 레이저 기기로 과속을 단속한다. 하지만 고정식 카메라는 대당 2800만 원에 달해 충분히 설치하지 못했다. 그마저도 요즘은 차량마다 내비게이션이 장착돼 있어 카메라 앞에서만 살짝 속도를 줄이면 적발을 피할 수 있다. ‘걸리면 바보’ 소리를 듣는 이유다. 운전자에게 ‘언제 어디서나’ 단속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단속카메라의 위치를 알려주는 장비를 사용할 수 없게 하고 단속카메라 예고 표지판까지 없앤 프랑스와는 대조적이다.
이동식 기기 단속도 쉽지는 않다. 경찰 법규에 따라 근처에 ‘단속 중’을 알리는 표지판을 반드시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앞에서만 살짝 속도를 줄이면 된다. 또 어두운 밤에는 기기가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해 무용지물이다.
이달 초 동탄 세교터널에서 시속 260km로 달리며 폭주를 즐겼다는 박모 씨(30)는 “과속카메라에 단속돼도 ‘내가 운전하지 않았다’고 우기면 범칙금과 같이 받는 벌점도 안 받고 과태료만 물고 끝낼 수 있다”며 “어쩌다 실시되는 이동단속에 걸리면 ‘정말 재수 없는 날’ 정도로 생각하는 친구가 많다”고 말했다.
단속 기기의 빈틈은 경찰이 일일이 돌아다니며 현장을 단속하는 방식으로 채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신공항고속도로의 경우 6명의 순찰대원이 3교대로 근무한다. 2명이 편도 36.5km에 달하는 고속도로 전체를 단속하는 상황이다.
장경욱 교통안전공단 선임연구원은 “현행 단속 카메라와 이동식 기기 단속에 의존하는 방식을 과속이 잦은 구간 전체를 단속하는 ‘구간 단속 시스템’으로 바꾸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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