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과 2014년에 각각 해외로 여행을 떠난 한국인의 수다. 1962년에는 2650명 중 1명꼴로 극소수의 사람만 갈 수 있었던 해외여행이 이제는 국민 3명 중 1명이 경험하는 일상적인 일이 됐다.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먹고사는 데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해외에 나가는 걸 주저하지 않게 된 것이다.
19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로 여행을 떠난 한국인은 1608만684명이었다. 관광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62년(1만242명)의 1570배다.
한국인 해외 관광객이 이렇게 기하급수적으로 늘기까지 여러 차례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다. 1971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000달러를 넘어서자 2년 뒤인 1973년(10만1295명)에 해외여행객 수가 처음 10만 명을 돌파했다. 해외여행 전면 자유화가 시행된 1989년(121만3112명)에는 해외여행객 수가 처음 100만 명을 넘어섰다. 1989년에는 한국인 해외여행객이 전년(72만5176명)보다 67.3%나 늘면서 본격적인 해외여행 시대가 열렸다.
1인당 GDP가 처음으로 1만 달러를 넘어서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1994년(315만4326명)에는 해외여행객이 전년 대비 30.3% 늘었다. 사상 처음 해외여행객이 1000만 명을 넘어선 2005년은 1인당 GDP 2만 달러 진입을 앞둔 시기였다. 소득 증가와 해외여행객 증가는 이렇게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도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1962년 1만5184명에 불과했던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해에 935배인 1420만1516명으로 증가했다. 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으로 들어온 외국인 관광객 수는 세계 20위 수준이다.
하지만 14년 연속 적자를 보이고 있는 관광수지는 여전히 우려되는 부분이다. 외환위기 여파가 남아 있던 1998∼2000년을 제외하면 한국은 1991년부터 지난해까지 줄곧 관광수지 적자를 냈다. 이 기간 누적 관광수지 적자액은 533억 달러(약 62조9000억 원)에 이른다. 다만 2007년 108억 달러에 달했던 관광수지 적자는 중국인 관광객 급증의 영향으로 지난해에 17억 달러 수준으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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