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농도 초미세먼지가 수도권을 덮친 이달 17일부터 닷새간 전체 미세먼지 중 중국에서 날아온 미세먼지가 80%를 넘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본보가 단독 입수한 환경부의 ‘미세먼지 국외 영향 분석 결과’(3월 17∼21일) 문서에 따르면 환경부가 국외 영향을 계산할 때 이용하는 ‘CMAQ 대기질 예보모델’을 돌려본 결과 17∼21일 미세먼지 국외 기여율은 60%를 훌쩍 뛰어넘었다. 수도권 미세먼지(PM10)의 국외 기여율은 62%에서 많게는 80%까지 올라갔고, 먼지의 입자가 더 작아 인체에 더 나쁜 초미세먼지(PM2.5)의 기여율은 17일에는 84%, 가장 높았던 21일에는 86%까지 올라갔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외 영향이라면 사실상 중국의 영향이다. 환경부는 그동안 중국발 미세먼지가 평상시 30∼50%, 심할 때는 60∼80%라고 밝혀왔다.
올해 서울시에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던 1월 2∼3일 23시간 동안 국외 영향도 80%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 주의보는 올해 1월 2∼3일, 1월 18∼19일, 3월 20∼21일 총 3회 발령됐다. 3월 20∼21일도 70%를 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수도권 미세먼지 수준은 초미세먼지를 본격적으로 측정하기 시작한 2014년 이래 최악의 수준이다. 올 들어 이달 26일까지 85일 중 서울시 초미세먼지가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치를 넘은 날은 총 52일에 달했다. WHO 권고치는 24시간 평균 m³당 25μg. 지난해 같은 기간 권고치를 넘은 날이 40일이었다. 그런데 이런 고농도 미세먼지에 중국 영향이 절대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내년에 중국과 한국, 일본, 러시아, 북한, 몽골을 포함한 6개국 다자간협력체가 출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일 동북아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 물질 공동조사(LTP)와 동아시아 산성 침전물 모니터링 네트워크(EANET)에 이어 조만간 한중일에 러시아, 몽골, 북한이 함께하는 유엔 동북아환경협력계획(NEASPEC)의 ‘동북아 클린에어 파트너십’이 출범할 예정이다. 기존에 대기오염 관련한 동북아 국가 다자간협력체로는 가장 큰 규모다. 그동안 미세먼지 발생원으로는 미지의 구역이었던 북한도 참여하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당초 이달 서울에서 발족할 예정이었지만 중국과의 조율 문제로 내년으로 미뤄졌다.
한편 중국 칭화대 중심의 국제 공동연구진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30일자를 통해 중국발 초미세먼지로 인해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2007년 한 해 동안 3만900명의 사망자가 나왔다고 분석했다. 제조업으로 인해 발생한 미세먼지 농도와 이로 인해 심장병, 뇌졸중, 폐암 등으로 사망한 사람 수 사이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다.
연구진에 따르면 2007년 초미세먼지로 인해 사망한 228개국 345만 명 중 12%인 41만1100명은 자국 외에서 날아온 미세먼지로 인해 사망했다. 특히 중국발 초미세먼지는 다른 나라의 6만4800명을 조기에 숨지게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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