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의 경우 고교 유형별 진학 현황은 꽤 유용한 정보입니다. 고교는 (상대적으로 대학에 비해) 유형별로 묶어 놓으면 그 안에서는 큰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과학고 ○명’ ‘자사고 ○명’ ‘특성화고 ○명’ 등의 정보는 유용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녀가 과학고 진학을 희망한다면 최근 꾸준히 과학고 진학자 수가 많은 중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중 ‘영재학교’는 일반적으로는 과학고와 유사하게 인식되기 때문에 과학고 진학을 염두에 둔다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영재학교는 영재교육진흥법에 따라 전국에서 8곳이 운영되고 있고, 과학고는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특수목적고로 운영되며 전국에 20곳이 있습니다. 법적으로는 다르지만 구분은 쉽지 않습니다. 영재학교는 과학고에서 전환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학교 명칭에 모두 ‘과학’이 붙어 있어 이름만 봐서는 영재학교인지, 과학고인지 구분이 어렵습니다. 예를 들면 대전과학고와 인천과학고는 이름만 봐서는 지역 차이밖에 없지만 대전과학고는 영재학교이고, 인천과학고는 과학고(특목고)입니다.
영재학교는 선호도가 매우 높은 학교 유형입니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입학하는 데다 여러 고교 유형 중 가장 먼저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불합격에 대한 부담도 적습니다. 일반적으로 성적이 최상위권인 중학생의 상당수는 가장 먼저 학생을 선발하는 영재학교에 지원하고, 떨어지면 전기고(과학고)와 후기고(자사고, 외국어고, 일반고 등)에 지원하는 패턴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입학전형은 영재학교가 4~7월, 과학고는 8~11월, 후기고는 12월에 이뤄집니다.
영재학교와 과학고는 교육내용과 졸업생의 진로가 유사하기 때문에 과학고 입학을 염두에 둔 학생들이 영재학교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합니다. 때문에 정보를 이용하는 입장에서는 영재고와 과학고를 같이 살펴보는 게 합리적이지만 영재학교 통계는 별도로 제공하고 있지 않아 아쉽습니다.
그런데 학교알리미 통계는 작성 과정에서 혼선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2018학년도 전국 20개 과학고의 모집인원(정원내)은 1626명이고, 정원내 모집인원의 10% 이내로 선발하는 정원외 모집까지 감안해도 과학고 입학자 수가 1800명을 넘을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학교알리미에서 제공하는 통계에서 전국 3400여 개 중학교 졸업자의 과학고 입학자 수를 모두 더해보면 2281명이나 됩니다.
영재학교는 ‘기타’에, 과학고는 ‘(특수목적고)과학고’로 구분해 통계를 작성하려 했지만 영재학교와 과학고의 구분이 엄격하게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상당수 영재학교 입학자가 과학고 입학자로 분류됐을 것입니다. 전국 8개 영재학교에서 대략 800명 정도 선발하는 것을 감안하면 영재학교 입학자 절반 정도가 학교알리미 통계에서는 ‘과학고’로 분류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학교알리미가 제공하는 엑셀파일에서 ‘(특수목적고)과학고’ 란의 숫자는 ‘과학고 입학자+영재학교 입학자 일부’인 셈입니다. 개별 학교 졸업생의 진로는 파일을 살펴보시고, 여기서는 전체적인 통계 몇 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전국적으로 중학생의 진학률은 99.8%로 거의 모든 학생들이 상급학교로 진학을 하고 있습니다. 일반고 진학률은 전국적으로 70.6%인데, 서울(64.2%) 대구(61.4%), 대전(64.0%)은 일반고 진학률이 낮은 편입니다. 이들 지역은 자율고(자율형사립고+자율형공립고) 진학률이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일반고 진학률이 낮습니다. 부산(21.3%) 인천(22.0%) 충북(26.7%) 전남(24.6%) 제주(22.1%) 등은 상대적으로 특성화고 진학률이 높은 특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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