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PC 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바람의 나라’ 이용자들이 게임을 개발한 김정주 NXC 이사의 별세 소식을 듣고 게임 안에 모여 추모식을 가졌다.
‘바람의 나라’ 이용자는 1일 밤 유튜브 채널에 게임 캡처 영상을 올리며 “‘바람의 나라’ 아버지의 별세를 추모하기 위해 (게임 내 지역인) 부여성 남쪽 흉가 앞에 사람들이 모였다”고 알렸다.
이용자들은 이곳에서 “김정주 이사님, 추억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별세 소식에 다시 접속했습니다”, “덕분에 즐겁게 게임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바람의 나라’ 공식 커뮤니티에도 2일까지 김 이사의 명복을 비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한 이용자는 “‘바람의 나라’는 다른 학교 학생들과도 친해질 수 있는 소통 창구였다”며 “온라인 놀이터를 세계 최초로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썼다.
그러면서 “저의 유년 시절을 넥슨 유니버스에서 보낼 수 있었음에 감사하다”며 “부디 그곳에서는 어떠한 걱정 없이 편하게 쉬시라.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이용자는 “학창시절 ‘바람의 나라’라는 게임으로 울고 웃으면서 행복했다”며 “뉴스를 보고 몇 년 만에 접속하여 애도한다”고 적었다.
고인은 1994년 서울 강남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넥슨을 설립하고, 고구려 대무신왕의 정벌담을 그린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를 개발했다.
김 이사는 1995년 초 ‘바람의 나라’ 원작자인 만화가 김진 씨를 찾아 “‘바람의 나라’를 게임으로 만들고 싶다. 지금까지 세상에 나온 적이 없는 새로운 스타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고, 김 씨는 흔쾌히 승낙했다.
1990년대 후반 ‘바람의 나라’는 블리자드사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와 함께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바람의 나라’가 게임 업계에서 갖는 의미는 크게 두 가지다. 모뎀이 주요 통신 수단이던 90년대에 나온 첫 그래픽 온라인게임이었다는 점, 국산 온라인게임 중 첫 수출작이라는 점이다.
올해로 26주년을 맞은 ‘바람의 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 서비스한 온라인게임이라는 새 역사를 써가는 중이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