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김씨(38)는 최근 거래처 몇군데에서 설 선물로 멸치를 받고 깜짝 놀랐다.
문민정부 출범이후 멸치값이 폭등해 쇠고기보다 비싼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요즘같은 불경기에 이렇게 귀한 선물을 받았으니 황송할 수밖에…. 그러나 여러군데서 멸치가격을 알아보고는 ‘역시 그랬군’ 하는 말이 나왔다. 멸치값이 많이 내렸기 때문이다.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야당시절 명절때마다 지인에게 선물해 ‘YS멸치’로 유명했던 멸치선물이 YS집권이후 가격폭등으로 시들해졌다가 최근 다시 인기다. 김대통령의 부친은 멸치어장에서 번 돈으로 ‘정치인 아들’의 뒤를 댄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어 그의 집권후 멸치값 폭등을 놓고 설왕설래가 많았었고 퇴임을 앞둔 지금의 멸치값 하락은 또다른 뒷이야기를 낳고 있다. 멸치의 위상과 YS정권의 위상이 등락을 같이 하고 있는 셈이다.
백화점 멸치선물세트도 5만원대. 수협에서는 1㎏ 기준 최고급품(죽방)이 4만5천원으로 1년전 18만원에 비해 4분의1 가격. 한갓 잡어도 권력향배에 민감한 세상이다.
〈윤종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