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퇴와 정리해고의 칼바람에 휘둘리는 직장인들이 늘어나면서 재직기념패 판매가 늘고 있어 기념패제작업체가 때아닌 특수(特需)를 누리고 있다. 제철을 만난 졸업기념패 주문량이 뚝 떨어진 것과는 대조적으로 재직기념패의 주문은 지난해보다 20∼50% 뛰었다.
서울 종로구 사간동 금강기업사 양기흥사장(60)은 “올들어 전체매출은 줄었지만 재직기념패 주문량은 오히려 30% 늘었다. 주로 50대의 퇴직자들에게 주는 패였다”고 말했다. 동명기업사와 대명기업 등 주변 가게들도 비슷한 상황. 잘 나가는 기념패의 가격은 주로 4만원에서 5만원대. 비싼 것은 별로 찾지 않는다고.
‘그동안 얽힌 사우의 고운 정을 이 패에 담아 석별의 정표로 드리며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주인은 어떤 사람일까. 출고를 기다리는 기념패에 새겨진 문구가 애처롭게만 느껴졌다.
〈김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