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없으면 끊으세요.”
우리나라의 ‘담배인심’은 이탈리아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헤픈 것으로 얘기되곤 한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한파가 담배 한개비 인심마저 바꾸어놓았다.
지난해 10월 미국 USA투데이지의 보도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담배소비량은 4천1백개비로 세계 1위. 1인당 하루 11개비꼴’이다. 그러나 요즘은 이상하리만큼 담배를 꺼내 함께 피우는 사람이 없다.
회사원 맹지열(孟志烈·29)씨는 요즘 2백원짜리 솔담배를 가지고 다닌다. 그러나 이것은 ‘접대용’. 자신은 1천원짜리 디스담배를 피운다. 맹씨는 “1개비에 50원꼴인 담배를 꺼내주다보면 어느새 한갑이 다 비어버려 용돈이 금세 온데간데 없다”고 말했다. 교사 류기석(柳基錫·28)씨는 “예전엔 술자리에서 여러명이 담배를 내놓아 나누어 피웠는데 요즘은 내놓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담배소비는 전년대비 약 0.3% 감소. IMF한파가 그 감소세를 부추길 것인가.
〈전승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