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내버려두자. 담배라도 편안히 피워야지.’
C기업의 한 사무실. S부장은 흡연실로 가지 않고 그자리에서 담배를꺼내물었다. 인상을 찡그리는 여직원. 그러나 여직원은 곧 아무렇지도 않은 듯 제 할일을 한다.
사무실 안에서 담배를 못 피우도록 한 규정이 흔들리고 있다.
빌딩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정해놓은 기업에서도 담배를 피우는 직원이 소리없이 늘었다. 기업도산과 고용불안 등 스트레스를 받는 직장인들이 홧김에 담배를 빼 물어도 동료들이 묵인해 주는 분위기다.
G기업 홍보실의 한 여직원은 “그러잖아도 힘든데 담배 피우는 것까지 일일이 뭐라 하기가 미안해 내버려두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잠재된 울분을 건드려봤자 서로에게 득될 게 없다는 생각에서다.
가정에서도 비슷해 “집에서 담배를 피울 때 예전에는 베란다에 나가서 피웠는데 요즘은 그냥 방에서 피운다”는 직장인들이 많아졌다는 소식이다.
〈김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