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에는 외국에 유학 가 있는 자녀가 국제전화를 거는 경우가 자주 있었지만 요즘은 무조건 한국의 부모가 전화 다이얼을 돌린다. 환율이 올라 우리나라 국제전화요금이 외국보다 훨씬 싸졌기 때문.
이렇게 해외로 거는 전화가 많으면 많을수록 속이 타는 것은 한국통신과 데이콤 온세통신 등 국제전화업체.
국내에서 외국으로 거는 발신전화가 늘면 그만큼 국내업체가 외국통신업체에 지불해야 할 정산료 부담은 커지게 마련이다.
한국통신의 경우 올들어 국내에서 미국으로 거는 발신전화는 작년보다 25% 증가한 반면 미국에서 오는 착신전화는 겨우 10% 느는데 그쳤다. 그래도 미국은 아직 걸려오는 전화가 많아 정산료 흑자를 내고 있지만 다른 지역은 정반대. 중국 러시아 베트남 등의 국가는 발신전화가 압도적으로 많아 적자폭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상태.
최근엔 인터넷전화 음성재판매같은 틈새시장을 노린 업체들이 국제전화사업에 끼여드는 바람에 달러 손실이 더욱 커졌다.
인터넷전화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외국사업자와 정산료 협상을 하다보니 한국통신 데이콤 등 기존 국제전화업체보다 불리한 조건을 감수한다는 것. 가령 한국통신이 미국 AT&T와 맺은 정산료 협정에 따라 분당 42.5센트를 받지만 인터넷전화 업체들은 25∼30센트 수준. 그만큼 미국에서 들어오는 달러가 준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올해 국제전화 정산료 적자로 2천억원 이상 새나갈 것 같다며 걱정이 태산같다.
〈김학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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