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등 재벌기업의 대규모 정리해고를 앞두고 제3금융권의 파이낸스사들이 울산에 속속 지점을 개설하고 있다. 해고근로자의 퇴직금을 유치하기 위한 영업전략이다. 대부분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이들 금융기관의 입장에선 대규모 정리해고가 ‘호재’인 셈이다.
금융계에선 올 상반기 중 울산에서 풀릴 퇴직금이 5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를 유치하기 위해 파이낸스사들은 시중은행(19%정도)보다 훨씬 높은 연리 25% 안팎의 이자를 제시하며 예금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뿐만 아니다. 아토스승용차 냉장고 세탁기 등 경품까지 내걸고 있다. 5월말까지 새로 계좌를 개설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실시, 경품을 나눠주겠다는 것이다. 일부업체는 실직자고객 자녀를위한 장학회를 설립하는가 하면 무료과외 수강생도 모집하고 있다.
최근 울산에 진출한 파이낸스사는 S, J사 등 4개사. 이밖에 3,4개 업체가 울산진출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금융기관은 대출을 할 때는 130%가량의 담보를 의무화하고 있어 안심하고 돈을 맡겨도 된다며 퇴직자를 파고들고 있다.
최근 울산공단내 모기업을 그만둔 김모씨(46)는 “조금 꺼림칙했지만 금리가 높은 파이낸스사에 퇴직금 8천만원을 맡겼다”고 말했다.
한 파이낸스사 관계자는 “아직 파이낸스사를 믿지 못하는 사람이 많지만 앞으로 정리해고가 본격화되면 실직자들 사이에 이율이 높은 금융기관에 퇴직금을 맡기려는 심리가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울산〓정재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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