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화에너지 발전사업부문 매각 조인식장에서 한일은행과 한화그룹관계자들 사이에선 매각 뒷이야기가 무성했다.
3월말부터 은밀하게 매각협상을 진행해온 한화에너지와 미국 AES사는 이달들어 매각대금과 부채탕감방식 등 세부사항을 매듭짓고 마무리 실무협상에 들어가 있었다.
그런데 웬 날벼락. 10일 저녁에 있었던 ‘국민과의 대화’에서 “5월말까지 죽일 기업과 살릴 기업을 구분할 것”이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충격적인 발언이 터져 나온 것. 이 여파로 협조융자를 받은 한화그룹의 거취에 대한 소문이 꼬리를 물었다.
12일 오전 협상테이블에 앉은 AES사 대표의 표정이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AES사는 일방적으로 한화와 한화의 주거래 은행인 한일은행측에 협상중단을 통보했다. 한화가 궁지에 몰렸다고 판단한 것.
그로부터 1주일뒤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은 AES측은 단도직입적으로 협상가격에서 8백억원을 깎아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발전사업부문 매각에 생사를 걸고 있던 한화측으로선 다급한 나머지 AES측의 요구를 거부할 처지가 아니었다.
한화와 한일은행의 관계자들은 “정부가 부실기업 퇴출문제를 입에 올릴 때마다 우리 기업의 값어치는 뚝뚝 떨어진다”고 아쉬워했다.
〈이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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