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으로 보는 세상］경기도서 車사서 서울서 몬다

자동차를 싸게 사기 위해 주민등록상 주소만 옮겨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의무’채권 값이 도시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승용차 구입시 지하철이 운행중인 서울 부산 인천 대구 등지 시민은 도시철도채권을, 기타지역은 지역개발채권을 사야 한다. 도시철도채권은 자동차배기량별로 등록과세표준액의 4∼20%, 지역개발채권은 1.5∼12%로 도시철도채권이 약간 비싼 편.

서울에 사는 이모씨(34)는 최근 일산에 있는 친척 집으로 주소를 옮겨놓고 자동차를 구입했다. 현대자동차의 1천8백㏄ EF쏘나타를 구입할 경우 서울에서는 73만6천여원을 내야 했으나 일산 주소로 구입했을 때는 49만여원만 내면 되기 때문.

이씨는 서울에서 경기도로 등록된 차를 몰고 다니다 1개월 뒤 서울로 주소를 이전했다. 이때 든 비용은 번호판 교체비에 들어간 1만여원뿐.

이씨는 “주민등록을 옮기는 등 서류를 구비하느라 불편했지만 IMF체제하에서 한푼이 아쉬운 터라 이같은 방법을 택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련 공무원들은 “법적으로는 하자가 없더라도 불필요한 행정업무를 가중시키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