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으로 보는 세상]비피해 줄인 일등공신 천연댐 「논」

  • 입력 1998년 8월 11일 19시 01분


5∼9일 닷새동안 경기와 강원 충북 충남 경북에 쏟아붓듯이 내린 집중폭우의 양은 무려 1백13억t. 이 비로 농경지 4만7천2백8㏊가 침수되는 등 재산피해액만도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수해지역의 논이 이 기간중 내린 비의 15%인 17억t을 묶어둬 9조3천여억원의 비 피해를 줄였다고 농림부가 주장했다. 논이 없었다면 재산피해가 11조원을 훨씬 넘었을 것이란 이야기.

논의 경제적 효과는 △홍수조절에 8조원(다목적댐 건설비 7조3천억원과 유지관리비 7천억원) △지하수 저장 1조3천억원 △토양유실방지 2백억원 등이라는 주장.

이같은 단순계산에 대해 댐 전문가들은 홍수조절과 지하수 저장 효과액 9조3천억원은 댐의 내구연한을 50년으로 볼 때 연간 1천8백억원 정도의 효과를 낸 것으로 낮춰 잡기도 한다. 이 경우 수해지역 논 덕분에 2천억원의 피해를 막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김성훈(金成勳)농림부장관은 “중국 양쯔강 연안의 다락논과 밭이 공장부지와 주택으로 개발돼 논의 댐기능이 상실됐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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