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으로 보는 세상]수해로 젖은 쌀 수매 소주만든다

  • 입력 1998년 8월 13일 19시 30분


수해농가의 물에 젖은 쌀이 소주 원료로 활용된다.

국세청은 이번 집중호우로 물에 젖게 된 쌀 보리 옥수수 등 곡물을 주류공업협회가 매입해 소주 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13일 밝혔다.

보관하고 있던 곡물이 침수로 피해를 본 농민은 해당지역 재해대책본부에 신고하면 된다. 쌀 수매가는 80㎏ 한 가마에 7만7천원으로 지난해 정부비축미 매입 단가 9만6천원보다 1만9천원 낮다.

협회는 재해대책본부의 연락을 받고 침수 곡물을 사들여 피해 지역 인근 주정공장에 배정한다. 협회는 이미 의정부 파주 등 경기 북부에서 벼와 쌀 5백20t 3억7천4백만원어치를 매입했다. 국세청은 “젖은 곡물은 부패하기 쉬워 그대로 방치하면 사료로도 사용할 수 없게 되므로 수재농민을 돕기 위해 이를 매입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희석식소주의 원료인 주정은 보리 고구마 옥수수 등 국산원료와 태국산 감자인 타피오카 등으로 만든다. 91년 양곡관리법이 개정돼 쌀로도 주정을 빚을 수 있게 됐지만 정부비축미의 재고가 부족했기 때문에 쌀이 주정의 원료로 들어간 적은 없다.

〈백우진기자〉woo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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