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말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틈타 사라졌던 ‘행운의 편지’가 이번에는 PC통신에 등장해 극성을 부리고 있다.
불특정 다수에게 발송되는 행운의 편지는 정해진 기일안에 수십통의 편지를 보낼 것을 ‘강요’하는 결코 반갑지 않은 우편물.
지시에 따른 사람에겐 행운이 찾아오지만 이를 거부할 경우 불행이 뒤따른다는 내용은 은근히 부담을 준다. 미국의 케네디대통령이 편지를 보내지 않아 9일만에 암살을 당했다는 등 이상한 사연도 덧붙이기 일쑤.
PC통신 천리안은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행운의 편지로 불쾌함을 호소하는 신고건수가 하루 50여건에 이르자 4일 ‘행운의 편지를 보낸 사람을 신고하면 징계하겠습니다’라는 공지사항을 띄웠다.
현재는 신고건수가 하루 80여통으로 더욱 늘어난 상태. 천리안 신고센터 김우식씨는 “발송자들에게 경고메시지를 보내고 있으나 별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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